새처럼 - 2024 창비그림책상 수상작
포푸라기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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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2.9.

그림책시렁 1549


《새처럼》

 포푸라기

 창비

 2025.1.10.



  적잖은 새는 사람이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날렵하게 가지 사이를 뛰거나 날면서 깃듭니다. 잎과 가지가 우거진 나무에 깃들어 노래하면 도무지 어디에 숨었는지 찾기 어렵습니다만, 나무 곁에 서서 한참 귀를 기울이면 이내 알아차립니다. 아하, 너 거기 있었네. 느긋이 이웃하는 매무새라면 큰새도 작은새도 사람을 꺼리지 않습니다. 서두르거나 섣부르거나 사납게 몰아치는 사람이라면 모든 새는 휙 날아갑니다. 《새처럼》은 ‘총칼’이 멀디먼 ‘남’한테서 불쑥 온다는 얼거리를 보여줍니다. 갑작스레 짓밟는 사나운 발걸음은 그저 뭉개고 부수고 어지럽힐 테지요. 누가 총칼을 들까요? 총칼을 들라고 시키면서 일삯을 주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고즈넉이 새하고 동무하면서 보금자리를 가꾸는 사람한테는 낫이나 호미조차 부질없습니다. 살살 쓰다듬어도 넉넉하거든요. 작은집과 작은마을이 아닌, 큰고을에 큰고장을 지나 큰나라로 뻗으니 우두머리가 서고 벼슬아치가 두르고 갖은 심부름꾼이 총칼을 쥔 허수아비로 우글우글합니다. 바로 오늘날 우리나라요, 숱한 나라입니다. 서울(도시)이 커다란 나라치고 싸울아비가 없는 데는 없습니다. ‘서울을 지키’려고 총칼을 앞세우고 짓밟아요. 우리가 저마다 시골이라는 보금자리를 품고서 들숲바다를 이웃하는 작은새와 같다면, 누구나 새처럼 날아오를 만합니다.


ㅍㄹㄴ


데굴데굴 눈사람을 만들어요

→ 데굴데굴 눈사람을 굴려요

《새처럼》(포푸라기, 창비, 2025) 4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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