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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16
구병모 지음 / 창비 / 2022년 3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30.
다듬읽기 202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창비
2009.3.27.
《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 창비, 2009)를 읽었습니다. 2022년에 50만 자락을 팔았다고 널리 알리는 새판이 나오는군요. 푸름이한테 이러한 줄거리를 읽혀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줄거리를 떠나서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 하는 만큼, 글결이 어떠한가 짚어 보는데, 일본말씨하고 옮김말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숱하게 너울거립니다.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를 아예 한 마디조차 안 쓸 수 있을 만큼 글결을 가다듬은 글바치를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만, 좀 너무하는구나 싶어요. 요새 다들 이렇게 말도 하고 글도 쓰지 않느냐고 둘러대지 않기를 바라요. 글을 쓰는 사람은 글빛을 살리고 글씨를 가꾸는 길잡이입니다. 글밥을 안 먹는 사람과 다른 글지기입니다. 게다가 푸름이한테 널리 알리려는 책이라고 한다면, 줄거리도 다독일 노릇이면서 글 한 줄도 뼈를 깎아야 하지 않을까요? 조르주 상드 님이 글 한 줄을 얼마나 뼈를 깎으며 썼는지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ㅅㄴㄹ
중불에 달구어진 설탕 냄새가 난다
→ 가운불에 달군 달달 냄새가 난다
7쪽
동네 빵집치고는 빵을 무척 많이 만드는 편이었다
→ 마을 빵집치고는 빵을 무척 많이 굽는다
8쪽
모종의 신비감과 함께 수수하면서도 전문가나 장인다운 지성미가 넘쳐 보이는
→ 별쭝나고 수수하면서도 뛰어나거나 훌륭해 보이는
→ 궁금하고 수수하면서도 빼어나거나 멋져 보이는
9쪽
전체적으로 그리 세련된 편은 아니었고
→ 그리 매끈하지 않았고
→ 그다지 번듯하지 않았고
→ 썩 깔끔하지 않았고
11쪽
결국 귀싸대기가 날아가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 끝내 귀싸대기가 날아가며 따뜻한 모습이었다
→ 마침내 귀싸대기가 날아가며 따뜻했다
14쪽
이런 문제적 특성을 갖고 있을 경우
→ 이렇게 고약하면
→ 이렇게 골칫덩이라면
→ 이렇게 못나면
→ 이렇게 바보스러우면
16쪽
갓 구운 빵들의 열기로 가게 안이 후끈거린다
→ 가게는 갓 구운 빵으로 후끈거린다
→ 가게는 갓 구운 빵기운으로 후끈거린다
18쪽
장황하게 예를 들 것까지도 없이 나는 추후 아버지의 행보에 대해 코딱지만큼의 관심도 없었다
→ 길게 들지 않아도 앞으로 아버지가 뭘 할는지 코딱지만큼도 마음을 안 쓴다
→ 늘어뜨리지 않아도 이제 아버지가 뭘 할는지 코딱지만큼도 안 쳐다본다
23쪽
가감승제 부호 중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계산이 어그러졌다
→ 덧뺄나곱 가운데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셈이 어그러졌다
→ 네가지셈 가운데 무엇을 잘못 눌렀는지, 값이 어그러졌다
38쪽
삼자대면이 이루어졌다
→ 셋이 만났다
→ 무릎맞춤을 했다
43쪽
소모적인 얘기 그만합시다
→ 뻔한 얘기 그만합시다
→ 덧없는 얘기 그만합시다
→ 보람없는 얘기 그만합시다
44쪽
내 손등 위에 탈지면을 얹은 뒤
→ 내 손등에 솜을 얹은 뒤
→ 내 손등에 꽃물솜을 얹은 뒤
64쪽
이 쿠키에 매겨진 별점이랑 사용 후기 안 봤어?
→ 이 바삭이에 매긴 별꽃이랑 뒷글 안 봤어?
→ 이 바삭이에 매긴 별받이랑 느낌글 안 봤어?
79쪽
근본적인 무언가가 빠져 있었다
→ 처음부터 무엇이 빠졌다
→ 모름지기 뭐가 빠졌다
79쪽
순식간에 방향을 거꾸로 튼 연동운동 때문에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 갑자기 거꾸로 틀며 꿈틀거려서 넋을 잃기 앞서까지
→ 확 거꾸로 틀며 꿈틀대서 넋을 잃기 앞서까지
93쪽
이대로 떠맡을 수 없다고 사마리아인들과 다투었다
→ 이대로 떠맡을 수 없다고 사마리아사람과 다투었다
94쪽
마지팬 속에는 여러 가지 색의 젤리로 인체의 장기를, 빼빼로 같은 긴 과자로 대략의 뼈대를 표현했다
→ 달콤판에는 여러 빛깔 말랑이로 사람속을, 빼빼로 같은 긴 강정으로 뼈대를 얼추 그렸다
110쪽
어둠의 냄새를 피우며 사람의 꿈을 휘발시켜서 그것을 악의의 에너지로 삼는 존재
→ 어두운 냄새를 피우며 사람들 꿈을 날려서 이를 나쁜빛으로 삼는 녀석
→ 어둠냄새를 피우며 사람들 꿈을 흩뜨려서 이를 몹쓸 기운으로 삼는 놈
129쪽
어디 한번 즐거운 시간 가져 보세요
→ 어디 즐겁게 놀아 보셔요
→ 어디 즐겨 보셔요
132쪽
반죽을 얹어놓는 트레이밖에 보이지 않는다
→ 반죽을 얹어놓는 그릇밖에 보이지 않는다
→ 반죽을 얹어놓는 접시밖에 보이지 않는다
170쪽
아버지에게로 몸을 돌린다
→ 아버지한테 몸을 돌린다
191쪽
이 새끼가 태클 걸어서
→ 이 새끼가 걸어서
→ 이 새끼가 막아서
→ 이 새끼가 따져서
202쪽
건포도를 포함해서 모든 건과는 좋아하지 않아요
→ 말린포도를 비롯해서 모든 고지는 안 좋아해요
219쪽
가공(加工)할 재료의 목록을 적어 내려가던 그는 레시피를 덮고 볼펜을 내려놓았다
→ 그는 다룰 살림을 적어 내려가다가 차림판을 덮고서 붓을 내려놓는다
→ 그는 건사할 밑감을 적다가 밥차림을 덮고서 글붓을 내려놓는다
220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