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1.28.

오늘말. 맺다


어린이한테 놀이터가 생긴 지 얼마 안 됩니다. 놀이뜰이 무엇인지 잊은 사람이 너무 많은데,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굳이 어린이한테 놀이채를 마련해 주지 않았습니다. 어른이 일하는 자리는 모두 어린이가 뛰노는 터였어요. 어른은 늘 어린이가 마음껏 모이고 어울리고 뒹굴 만한 터를 보금자리와 마을로 삼았습니다. 노는 마당을 따로 마련한다면, 이미 어린이도 어른도 쉴 만한 마루가 없다는 뜻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일을 끝내고서 느긋이 쉴 터전이 있으면 굳이 놀이뜨락을 안 두어도 돼요. 일자리란 놀이자리요 노래자리인걸요. 이제는 새길을 바라볼 때예요. 목돈을 들여서 어떤 뜨락을 억지로 만들기보다는, 누구나 느긋이 해바람비를 맞아들이면서 들숲바다를 누리는 삶터로 거듭나야지 싶습니다. 서울은 시골도 박살내지만 들숲도 때려부숩니다. 큰고장은 작은고장도 억누르지만 멧들숲도 깨부수지요. 부릉부릉 매캐한 서울은 판갈이를 해요. 길을 틀어서 온누리가 푸른터로 나아가도록 힘을 모아요. 잎이 돋고 꽃이 피어야 열매를 맺듯, 어린이가 푸르게 뛰놀고 어른이 싱그럽게 일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살림터를 그립니다.


ㅅㄴㄹ


놀이터·놀이뜰·놀이뜨락·놀이채·마당·마루·마루벌·모임터·모임뜰·모임자리·자리·터·뜨락·뜰 ← 살롱(salon)


끝·끝내다·다되다·모두 되다·마감·마감하다·마감길·마감줄·마감꽃·마무르다·마무리·마침·마치다·마침꽃·마침길·마침날·매듭·매듭짓다·맺다·맺음 ← 탈고(脫稿)


새·새롭다·새물결·새너울·새바람·새길·새빛·남다르다·앞서가다·유난하다·알깨기·깨다·깨부수다·때려부수다·크게 바꾸다·판갈이·박살내다·확·휙·거듭나다·길틀다·뒤집다 ← 포스트모던, 포스트모더니즘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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