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27.
숨은책 874
《防災科學 震災》
岩波茂雄 엮음
岩波書店
1935.4.15.
2024년 12월에 전남 무안에 있는 하늘나루에서 날개가 펑 터졌습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불벼락입니다. 2014년 4월에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배가 푹 가라앉았습니다. 참말로 어이없는 날벼락입니다. 곰곰이 보면, 2014년이며 2024년에 ‘전남도지사’를 비롯해서 전남 벼슬아치는 아무도 목아지가 안 날아가는군요. 《防災科學 震災》를 문득 들추었습니다. ‘땅벼락’이 일어나면 어떡해야 하는지 다룬 책이고, 일본에서 1935년에 처음 나오는데, ‘朝鮮總督府 氣象臺’에서 장만한 다음 ‘觀測所 光州出張所’에 ‘昭和 14.9.7.’에 깃든 자국이 남습니다. 이제 ‘조선총독부 기상대’라든지 ‘관측소 광주출장소’는 없습니다만, 이 책은 어떻게 살아남아서 오늘까지 남았을까요. 어찌저찌 여기저기 구르거나 파묻히다가 마침내 종이쓰레기로 버려진 뒤에 헌책집에서 용케 건졌다고 할 만합니다. 일본은 이 땅에서 물러가면서 웬만한 종이(기록물)를 통째로 가져가거나 불살랐다고 하지만, 그래도 모두 없애지 못 했어요. 우리는 지난 2014년이나 2024년뿐 아니라, 1954년이나 1974년 종이조차 제대로 건사하지 못 하거나 않으면서 우리 발자취를 쉽게 잊는 듯합니다. 삶자취를 잊기에 감벼락이 떨어지며 눈물벼락이 잇따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