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27.

숨은책 1011


《이 땅의 아이들》

 도종환 엮음

 온누리

 1984.6.15.



  아무래도 《일하는 아이들》하고 비슷하게 이름을 붙인 《이 땅의 아이들》은 충청도에서 아직 길잡이로 일하던 도종환 씨가 1984년에 엮습니다. 책뒤에 이오덕 님이 추킴글을 싣습니다. 뜻깊다고 할 글모음일 텐데, 푸름이 글모음을 이 책 뒤로는 더 내지 못 합니다. 몇 해 뒤에 선보인 《접시꽃 당신》처럼 ‘어른글’ 쪽으로 이름을 내는 길을 걷습니다. 어른끼리 읽는 글길에 서면, 저절로 어린이나 푸름이하고 멀게 마련입니다. 목소리는 내되 잊어버린달까요. 글씨를 반듯하게 쓸 줄 알든 모르든 똑같이 사랑받아 태어났고, 사랑으로 살아가며, 사랑씨앗을 심는 든든한 마음으로 나아갈 테지요. 얼핏 스치듯 읊는 말 한 마디에 우리 마음자락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완전한 국문의 해득조차 확실치 못한 아이”라는 말마디를 이 아이가 읽거나 듣는다면 얼마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까요. 수수하게 “글을 잘 읽지 못 하는 아이”라든지 “한글이 더딘 아이”쯤으로 말하면 될 텐데, 뜻이나 목소리만 거룩하다고 해서 아이들한테 즐겁거나 아름답게 물려주지 못 합니다. 말씨 한 톨이 빗방울과 이슬방울처럼 빛나야 비로소 말이 말답다고 봅니다.


글자 한 자 똑바로 쓸 줄 모르고 완전한 국문의 해득조차 확실치 못한 아이가 난생 처음 원고지 7매나 되는 이런 글을 썼다. (33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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