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라, 펜 1
시마모토 카즈히코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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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5.

만화책시렁 710


《울어라 펜 1》

 시마모토 카즈히코

 이정운 옮김

 미우

 2024.5.31.



  우리는 발가락만 써서 걷지 않습니다. 발바닥과 발목뿐 아니라, 종아리에 정강이에 허벅지에 엉덩이에 등허리에 옆구리에 가슴에 어깻죽지에 목에 머리에 팔다리까지 써서 걷습니다. 손끝을 움직일 적에도 온몸이 나란히 기운을 내게 마련입니다. 때로는 ‘작은일·큰일’로 나누지만, 모든 ‘일’은 그저 ‘일어나는(일다)’ 결입니다. 《울어라 펜》은 붓끝 하나로 무엇을 짓거나 바꾸거나 이루는지 보여줍니다. 붓끝이 울면서 마음이 울고, 마음이 울더니 이 삶을 울리고, 이 삶을 울리니 새삼스레 서로 만나면서 이야기로 흐릅니다. 아무리 가볍게 해내는 듯 보이는 일이더라도 누구나 온힘을 쏟습니다.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비질을 하는 모든 수수한 집안일도 ‘수수하게 빛나는 살림’입니다. 온마음을 들이기에 이루는 일이에요. 온사랑으로 나아가기에 누리는 삶입니다. 그러나 억지를 쓰면 외려 망가집니다. 억지가 아닌 온힘을 부드럽게 다스리면서 펼치면서 이루고 잇고 이야기하는 ‘일’입니다. 서두르기에 빨리 되지 않습니다. 느긋하기에 찬찬히 가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오롯이 꿈길을 바라보면서 다 다른 걸음새로 나아갈 하루입니다. 남이 그려 줄 수 없는 꿈이고, 남이 걸어갈 수 없는 우리 하루입니다.


ㅅㄴㄹ


“어떤 직업이든 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법이야! 지금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시시각각 시간은 흘러가고 있어. 흘러가는 시간은 네 목숨이 그 자체이자 내 목숨이야!” (56쪽)


‘난 이대로 원고를 마치고 한숨도 못 잔 컨디션으로 계속 도망다니지 않으면 목숨이 사라지는 건가?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84쪽)


‘분명 만화는 스토리도 중요하다. 내용도 탄탄하게 있는 편이 좋지. 하지만!’ (184쪽)


#吼えろペン #島本和彦


+


《울어라 펜 1》(시마모토 카즈히코/이정운 옮김, 미우, 2024)


24페이지 정도의 원고가 허연 상태로 남아 있었어도 말이야

→ 24쪽쯤 허옇지만 말이야

→ 24자락쯤 비어도 말이야

13쪽


다 됐다! 탈고, 탈고!

→ 다 됐다! 다 됐다!

→ 다 됐다! 마감!

→ 다 됐다! 맺었다!

173쪽


내용도 탄탄하게 있는 편이 좋지. 하지만!

→ 줄거리도 탄탄해야겠지. 그러나!

→ 줄기도 탄탄해야겠지. 그렇지만

18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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