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19.


《주부, 퇴근하겠습니다》

 최진경 글, 혜윰터, 2023.8.17.



어제오늘 만나는 부산이웃님은 “어떻게 윤씨 믿음(지지율)이 치솟을 수 있는가?”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러나 ‘믿음’은 얼마든지 오를 만하다. ‘믿음’은 ‘사랑’이 아니라 불씨(분노)이기 때문에 참 쉽게 오른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왜 안 뉘우치는가? 잘못을 빌면 ‘봐주지(용서)’ 않는 나라로 바뀐 터라, 말썽꾼이 오히려 뻣뻣하고 뻔뻔하다. 믿음이란, 마음에 안 들면 죽여없애고도 부아가 안 풀려서 죄다 밀어내고 밀치려는 사납빼기이다. 믿음이 판치는 나라에는 오직 죽음이 감돈다. 부디 어느 누구도 믿지 말자고, ‘스스로 나부터 바라보기’를 하면서 ‘내가 나를 보며 사랑하듯, 나로서 너를 마주하며 사랑하는 어깨동무’를 펼 노릇이라고 이야기한다. 이오덕·권정생 두 분이 우리한테 남긴 씨앗은 ‘사랑빛씨’일 뿐, ‘미움씨’나 ‘불씨’가 아니다. 《주부, 퇴근하겠습니다》를 즐겁게 읽었다. 잘 쓴 꾸러미라고 느낀다. 그러니까 “잘 쓴” 나머지 서툴거나 엉성하거나 허둥지둥하는 ‘아이돌봄길’을 너무 적게 담았다고 느낀다. 글을 쓴 아주머니가 ‘아이를 영 못 돌보는 아저씨’를 집안일에 확 끌어당겨서 더 부딪히고 뒤죽박죽으로 헤매는 하루를 글로 담아 보았다면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었으리라 본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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