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29.


《카이의 별난 산책》

 나카가와 히로타카 글·아라이 료지 그림/유문조 옮김, 비룡소, 2024.9.10.



전남 무안하늘나루에서 날개가 곤두박아서 그만 179사람이 애꿎게 가셨다. 멀쩡히 삶을 짓다가 날벼락으로 떠난 넋이 부디 고요히 쉬시기를 빈다. 하늘나루를 엉터리로 놓은 이들이 값을 치러야 한다. 엉터리 하늘나루를 봐준 무안군수·전남도지사·전남 국회의원과 군의원과 도의원 모두 무릎꿇고 쇠고랑을 찰 노릇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카이의 별난 산책》을 돌아본다. 아이는 나들이를 한다. 아이는 걷는다. 아이는 “별난 산책”을 하지 않는다. 그저 거닐(おさんぽ)기만 한다. 제 다리로 걸으면서 둘레를 느끼고, 제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이웃을 만나고, 제 눈으로 바라보면서 파란별을 헤아린다. 걷고 서고 바라보고 느껴서 담기에 배우는 나날이다. 걷지 않는다면 배우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나라지기뿐 아니라 나라일꾼은 거의 안 걷는다. 요사이는 길잡이(교사)도 거의 안 걷는다. 그냥 여느 어른은 거의 안 걷는다. 어느새 아이들도 잘 안 걷는다. 걸어다니지 않으면 보금자리도 마을도 나라도 어떤 숨결인지 못 보고 못 느낀다. 안 걸으니 슥슥 지나친다. 하늘나루는 왜 엉터리일까? 12월 3일과 8일에 갑작스레 ‘해외정기노선’을 처음으로 띄운 무안나루에서 끈(테이프)을 끊은 벼슬아치는 아무도 안 걷는 무리일 테지.


#中川ひろたか #荒井良二

#かいくんのおさんぽ (1998)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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