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26.


《마이카의 황새》

 벤노 플루드라 글·이세 히데코 그림/서유정 옮김, 북뱅크, 2011.7.30.



큰아이하고 저잣마실을 한다. 면소재지 푸른배움터를 다니는 아이들이 여럿 탔다. 시끄럽다. 이 시골아이들 수다는 거의 막말(욕)이다. 시골버스는 호젓한가 시끄러운가. 시골 읍내는 한갓진가 어지러운가. 어떻게 바라보고 마주할 터전인가. 모든 말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막말인 이 시골아이들은 누구한테서 어디에서 이 막말질을 익혔는가. 이른바 ‘한류 연속극’ 가운데 말씨가 곱거나 참하거나 눈부신 줄거리나 이야기는 하나라도 있는가. 차츰 날이 포근히 바뀌면서 해가 조금씩 길다. 밤이면 별바다를 이룬다. 《마이카의 황새》를 돌아본다. 둥지에서 떨어지거나 쫓겨난 어린 ‘한새’가 어떻게 아이 곁에서 자라다가 스스로 둥지나기를 해내는지 들려주는 얼거리이다. 둥지에서 무럭무럭 자랄 적에는 ‘새끼(아기)’이지만, 어느덧 어미(어버이) 몸하고 비슷하거나 똑같거나 더 크게 자란 뒤에는 ‘다른 어른’이다. 오늘날 열세 살과 열여섯 살과 열아홉 살도 몸집과 힘으로는 ‘이미 어른’이다. 그렇지만 몸뚱이만 클 뿐, 마음씨와 말씨와 글씨와 손씨(솜씨)와 맵시는 하나도 철들지 않은 어리보기이기 일쑤이다. 모든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열세 살부터 열아홉 살 사이에 언제라도 둥지나기를 할 줄 알 만큼 살림짓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Siebenstorch

#BennoPludra #いせひでこ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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