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27.
《엄마한테 가고 싶은 날》
박희정 글·그림, 꿈꾸는늘보, 2022.10.20.
면사무소에 다시 찾아간다. 문화누리카드를 새로 받는데, 큰아이 몫은 새해에 다시 와야 한단다. 참 번거롭네. 그냥 한꺼번에 하면 될 텐데. 서울 아닌 시골이라서 한걸음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면사무소 한켠에 ‘천경자 전시회’ 알림책이 있다. 누가 엮었는지 너무 허술하다. 그림도 몇 안 놓은 듯하다. 바람이 세다. 귤을 한 꾸러미 장만한다. 30분쯤 기다려서 시골버스를 탄다. 고흥군 도화면에는 ‘귀제비집’이 참 많았는데 거의 다 헐렸다. 귀제비집을 헌 이 시골사람들은 제비도 드물지만 귀제비는 더 드문 줄 모르겠지. 아무도 안 알려주었다고 할는지 모르나, 스스로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으니까. 《엄마한테 가고 싶은 날》은 알뜰하면서 아쉽다고 느낀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여러모로 아쉽다고 느끼는 늙은 엄마를 지켜보면서 “그래도 포근한 품인 엄마”라는 줄거리로 맺는데, 꼭 미워해야 하거나 좋아해야 하지 않는다. 엄마가 지은 살림살이를 돌아보고, 엄마하고 나눈 어릴 적 말을 되새기면서 오늘 엄마하고 나눌 뿐 아니라 앞으로 나누고 싶은 말을 그리기만 하면 넉넉하다고 본다. 그러니까 “엄마를 부르고 싶은 날”쯤으로 돌려서 바라보면 된다. 엄마를 “우리 집”에 불러서 밥을 차려주고 두런두런 수다를 떨면 다 바뀐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