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문지아이들 128
유희윤 시, 노인경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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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28.

그림책시렁 1521


《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유희윤 글

 노인경 그림

 문학과지성사

 2013.4.3.



  귀뚜라미를 모르거나 본 적이 없는 어린이가 있어서 놀랐더니, 오늘날 숱한 어른부터 귀뚜라미를 모르거나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어린이가 모른대서 놀랄 일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들숲에 멧골을 싹 밀어붙여서 잿더미를 올리면서 길바닥을 덮고서 쇳덩이가 끝없이 내달리는 서울·큰고장에서는 벌레뿐 아니라 새와 뭇짐승이 함께 살아갈 수 없습니다. 스스로 가둔 터전은 모두 갇혀서 죽음으로 달리는 수렁입니다. 이러다 보니 이제는 풀벌레가 한봄부터 한가을까지 얼마나 기운차게 노래잔치를 베풀면서 온누리를 푸르게 감싸는지 모르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난 방귀벌레, 난 좀벌레》 같은 그림책에서 맴도는 붓질입니다. 벌레가 왜 벌레인지 모를 뿐 아니라, 들여다볼 마음마저 없는 탓에, 고작 바퀴벌레에 방귀벌레에 좀벌레로 말장난을 하는 틀에서 맴돌다가 끝납니다. 벌레가 없으면 사람도 몽땅 죽는 줄 아예 어림조차 못 해요. 벌레가 풀을 안 갉으면 우리는 밥도 빵도 못 먹어요. 바람이 꽃가루받이를 제법 하지만, 벌레가 하는 꽃가루받이가 대단하고, 나중에 나비·나방으로 깨어나는 애벌레도 꽃가루받이를 엄청나게 하지요. 더구나 벌레가 있어야 새가 사람 곁에서 노래합니다. 부디 들숲메부터 쳐다보고서 붓을 쥐기 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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