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0.11.


《바도파다》

 박가현 글, 신아출판사, 2023.12.1.



어젯밤에 ‘한강’ 씨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어쩐지 밤부터 새벽 사이에 누리책집마다 끊기거나 튕겨나가더라. 읍내 나래터에 다녀오려고 낮에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오늘 따라 면소재지 푸름이가 가득 메운다. 그러나 예전만큼은 아니다. 확 줄었다. 새해에는 우리 면소재지 푸른배움터(고등학교)에 딱 한 사람만 들어오리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웃 면소재지 어린배움터에도 딱 한 사람만 들어온다지. 어린이가 사라지는 나라요, 어린이가 뛰놀 터전이 함께 사라지는 판인데, 이 대목에 누가 어떻게 마음을 기울이는지 아리송하다. 언제쯤 우리 스스로 입시학원을 몽땅 걷어치우면서 살림자리를 바라보려나? 《바도파다》를 읽었다. 우리말 ‘바다’하고 한자말 ‘파도’를 눙치듯 여민 이름이다. 글님은 ‘바다’라는 우리말에 어떤 밑동이 흐르는지 생각해 보았을까? ‘波濤’라는 한자가 ‘물결’을 가리킬 뿐인 줄 헤아려 보았을까? 물이 흐르기에 ‘물결’이고, 물결이 크게 일기에 ‘너울’인데, ‘바다·물결·너울’이라는 고리를 마음으로 품어 보았을까? 세 낱말은 ‘바탕·바닥·밭’과 ‘맑다·말·마음’과 ‘넘다·너머·너’로 찬찬히 잇는다. 말마다 다르게 깃드는 마음과 삶을 들여다볼 적에는 글쓰기도 다르게 마련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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