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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3부 : 영지에 책을 보급하자! 7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원작, 나미노 료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문기업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11월
평점 :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24.
책으로 삶읽기 974
《책벌레의 하극상 3-7》
카즈키 미야 글
나미노 료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4.10.31.
《책벌레의 하극상 3부 7》(카즈키 미야·나미노 료·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4)을 돌아본다. 이제는 책보다 사람으로 눈길을 넓혀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얼거리이다. 글을 모르니 책읽기가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게 마련이고, 글빛이 마음을 어떻게 가꾸는지 모르니 책읽기를 멀리하게 마련이다. 적잖은 새뜸은 사람들이 책을 갈수록 안 읽는다는 말을 쏟아내되, 막상 어떤 책을 왜 읽으면서 어떻게 사람이 달라질 수 있는지 들려주는 일은 없다시피 하다. 잘 보면, 책알림(책소개)조차 몇몇 책에 그칠 뿐, 온갖 책을 골고루 다루지 않는다. 아름답게 누릴 그림책이며 어린이책이며 만화책이며 사진책을 알려주거나 들려주는 새뜸이 있는지 보자. 아예 없다. 누가 쓴 어느 책이 잘 팔리도록 부추기는 글은 잔뜩 있되, 막상 사람들이 저마다 밝게 깨어나고 맑게 생각하는 실마리를 알려주거나 들려주는 글도 아예 없다고 할 만하다.
글담을 둘러친 이들은 ‘사람들이 책을 안 읽기’를 바란다. 아니, ‘사람들이 아름책을 멀리하기’를 바란다. 이들은 ‘사람들이 몇 가지 책만 조금 읽고서 죽기’를 바란다.
이를테면 서울국제도서전 같은 데에 ‘비싼 자리값(부스비)’을 치르고서 나올 만한 펴냄터나 글꾼은 적다. 게다가 큰 펴냄터한테 자리를 잔뜩 팔아서 돈벌이를 하는 이 나라 책마을이다.
왜 이렇게 하겠는가? 사람들이 어리석어야 ‘큰 펴냄터 책팔이’에 이바지한다. 사람들이 몇 가지 책에만 쏠려야 ‘다름(다양성)’을 잊고 잃는다. 《책벌레의 하극상》에 나오는 아이(로제마인)는 처음에는 ‘한 가지 책이라도 있기’를 바랐다. 드디어 한 가지 책을 누린 뒤로는 ‘다른 책이 나란히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온갖 책을 고루 누리면서 함께 책이야기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이름꾼(유명작가)한테 지나치게 쏠리는 글삯(원고료·강연료)을 걷어낼 노릇이다. 누구한테나 고르게 글삯을 매길 노릇이고, 시골이나 두메나 섬에 사는 이한테 글삯을 높게 치를 노릇이다. 적어도 책마을부터 이렇게 바꾸어야 이 나라가 아름답게 거듭날 수 있다. 똑똑하다는 이를 서울로 보내는 바보짓을 멈추고서, 똑똑하다는 이가 시골로 가서 즐겁고 호젓하게 일하고 생각을 펴고 나누면서 푸르게 꿈을 그리는 나라로 나아갈 적에, 온책(온갖책)이 자리를 잡고, 누구나 스스로 살림을 짓는 앞길을 걸어갈 만하다.
ㅅㄴㄹ
“독서를 했어요. 도서실에 책이 가득했고, 읽을 시간도 있었거든요! 행복한 하루였어요!” (10쪽)
“로제마인은 눈을 떼면 멋대로 죽어가거나 문제를 일으키거나 문제를 크게 만들거나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니, 두 사람 모두 로제마인한테서 눈을 떼지 말도록.” (21쪽)
“전대 신전장님이 처형되었다는 사실과, 기원식에 신관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그 촌장과 핫세 주민의 머리와 마음에 각인시키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 공포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려라. 알겠나, 프랑?” (95쪽)
“제가 쓰러져도 프랑이 있으면 에크하르트 오라버니가 대신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프랑을 대신할 사람은 없어요. 의식을 보좌하는 사람도 시종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사람도, 제 몸관리와 신관장님의 약의 관리도, 귀족에 대한 대처도.”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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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