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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2
송채성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16.
만화책시렁 600
《취중진담 2》
송채성
서울문화사
2001.12.20.
고주망태가 되어서야 속말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센 척하지만 여린 사람입니다. 곤드레만드레하면서 속마음을 내비치는 사람이 있어요. 여린마음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 하는 사람입니다. 이대로 갈 수 없다고 여기기에 맨마음으로는 못 버티고서 술을 한 모금 합니다. 두 모금 석 모금을 하면서 ‘싫은나’를 벗으려고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싫은나’에 ‘미운나’를 붙들기 때문에 속마음도 속내도 속빛도 못 밝히게 마련이에요. 《취중진담 2》을 되읽습니다. 어느새 아스라한 옛이야기 같습니다. 2000년 앞뒤로 태어난 이 그림꽃은 우리나라 그림꽃님이 손으로 종이에 빚은 거의 마지막 이야기꽃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요사이에 종이에 글이나 그림을 담는 사람은 확 줄거나 드물어요. 꼭 종이를 써야 그림꽃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빛(전기)이 없는 어느 곳에서나 가볍게 슥슥 누리고 나눌 수 있는 종이예요. ‘싫은나·미운나’를 놓더라도 ‘사랑나’로 바라보지 않을 적에는 좀처럼 말길을 못 터요. 우리 스스로 ‘사랑나’로 일어설 적에 드디어 말꼬를 트면서 말꽃을 피웁니다. 《취중진담》은 술김이 아닌 모든 곳에서 스스럼없이 “사랑해” 한 마디를 속삭일 수 있는 집과 마을과 나라와 별을 그리는 꿈을 들려줍니다.
ㅅㄴㄹ
“아! 생각났다. 왜, 그 초등학교 때 왕따 같은.” “맞어!” “지금에야 미안하지만, 참 지지리도 놀렸더랬어.” (24쪽)
“손님은 머리 깎다가 우셔 본 적 있으세요? 손은 움직일 수도 없는데, 눈물은 계속 흐르고. 고개도 숙일 수 없는, 그런 난감한.” “갑자기 웬 자다 봉창 두드리는 그런 소리 말고, 어떻게 방향치를 극복했는지나 말해 보슈.” (46쪽)
“어떻, 게요? 이런 제가, 어떻게 갈 수 있죠?” “바보구나― 항상 간직하고 있으면서.” (119쪽)
“걱정 마. 그 따위 노래자랑에나 신나 하는, 엄마처럼 살진 않을 테니까.”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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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2》(송채성, 서울문화사, 2001)
엄마와 나의 일요일은 또 시작됩니다
→ 엄마와 내 해날은 또 찾아옵니다
→ 엄마와 나는 해날을 또 엽니다
18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