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랭면 (여름 리커버)
김지안 지음 / 미디어창비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15.

그림책시렁 1515


《호랭면》

 김지안

 미디어창비

 2024.6.12.



  이 나라에 신물(식초)이나 고추가 들어온 지 오래지 않습니다. 전라남도에서는 요즈음도 초피를 빻아 김치를 담급니다. 그런데 김치도 찬국수도 못 먹는 사람이 퍽 많아요. 말을 못 하고 울 뿐입니다. 마치 누리그림(게임캐릭터 퀘스트)처럼 펼치는 줄거리인 《호랭면》을 읽었습니다. 앙증맞은 그림으로 길을 하나씩 풀어가는 얼거리는 안 나쁘나, 차림새만 ‘조선옷’을 입힌 듯합니다. 예전에는 서울 한복판도 나무가 우거진 숲이었을 텐데 더울 까닭이 있을까요? “일하는 사람”은 나무 곁에서 쉬면서 하루를 보낸다면, “일 안 하는 나리·벼슬아치·임금”은 덥다고 투정이었을 테지요. 풀꽃나무에 들숲바다를 품은 시골은 한여름에도 시원하되, 빽빽하고 부릉부릉 매캐한 서울은 여름과 겨울이 그야말로 모집니다. 그나저나 우리말로 하자면 ‘범국수’입니다. 열두띠를 말할 적에 예부터 ‘범띠·잔나비띠’처럼 우리말을 썼습니다. ‘소면·중면’ 같은 말씨도 우리말이라 하기 어렵고 ‘찬국수·더운국수’는 북녘에서만 쓰는 말이지 않아요. 버젓이 있는 우리말 ‘국수’이거든요. 아이들한테 어떤 삶과 삶터를 어떻게 보여주어야 할까요? 이제는 좀 장난그림이 아니라 생각하며 담는 살림그림을 펼 때일 텐데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