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10.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

 실비아 플라스 글/박주영 옮김, 마음산책, 2013.8.30.



아침에 서울 성산동에서 부천 원미구청 쪽으로 간다. 시내버스를 타는데 버스일꾼이 내내 막말잔치이다. 누가 끼어들고 안 비키고 하는 말을 끝없이 읊는다. 다른 손님은 하나둘 뒤로 자리를 옮긴다. 듣는 손님도 말하는 손님도 고단한 일일 테지. 버스에서 내려 걷는다. 〈용서점〉에 깃든다. 부천이라는 고장이 푸르면서 즐겁게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껏 담아서 새해에 새롭게 여러 일을 신나게 펼치려고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부천뿐 아니라 모든 고장이 마찬가지인데, ‘벼슬아치(대통령·시장·국회의원)’는 정작 나라도 고장도 안 쳐다보고 안 사랑한다. 벼슬아치는 밥그릇을 챙길 뿐이다. 우리는 벼슬아치를 쳐다볼 까닭이 없이 스스로 일을 꾀하고 그리고 나누면서 노래하면 된다.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 책을 읽고 하루글을 쓰다가 폭 잔다. 집에 닿으니 별밤이 반긴다. 《실비아 플라스 시 전집》을 읽으면서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이런 노래를 애써 옮겼어도 거의 안 읽히니 안타깝고, 옮김말씨가 너무 딱딱하고 어렵고 얄궂기에 안쓰럽다. 교수님도 시인도 전문가도 아닌, ‘아줌마와 아저씨’라는 눈망울로 아이 곁에서 우리말씨로 옮길 일꾼을 그린다. ‘번역기술’보다는 ‘살림손길’을 타야 할 글길이다.


#CollectedPoems (1981년) #SylviaPlath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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