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호랑이 글로연 그림책 39
백인태 지음 / 글로연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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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9.

그림책시렁 1514


《굶주린 호랑이》

 백인태

 글로연

 2024.8.16.



  범이 우는 소리가 멧골을 쩌렁쩌렁 울린다지만, 오늘날에는 범소리를 들을 만한 나라는 다 사라졌다고 할 만합니다. 높이 나는 매가 울 적에 무척 멀리까지 훅 퍼지고, 소쩍새가 멧숲에서 울 적에도 참으로 멀리까지 그윽하니, 범소리도 대단했으리라 봅니다. 범은 멧숲을 지키는 님일 뿐, 사람을 함부로 안 건드렸습니다. 멧숲에서 바보짓을 하는 사람이라면 덜컥 범한테 잡히기도 했을 테지만, 멧숲을 사랑하는 사람은 범도 곰도 늑대도 이리도 여우도 그저 이웃이자 동무로 어울립니다. 《굶주린 호랑이》는 ‘범’이라기보다는 ‘고양이’를 그렸다고 느낍니다. 배고파서 몸이 쪼그라든 범을 그린 듯싶지만, ‘사람’한테 범가죽을 씌운 듯한 그림입니다. “숲에서 밀려나고 쫓겨난 범”이 아니라 “서울(도시)에서 지치도록 일하며 쪼그라든 사내(아버지)”를 그린 듯한 얼거리예요. 그런데 숲짐승 가운데 범은 ‘돌이’를 빗댄다고 여길 만합니다. ‘범·벗·버시’이거든요. 숲짐승 가운데 곰은 ‘순이’를 빗대는 옛슬기입니다. ‘곰·검·감·가시’예요. 곰은 숲살림을 골고루 헤아립니다. 범은 숲지킴이 노릇이되 숲살림을 고루 살피지는 않는다고 여깁니다. 살점(고기)만 찾는다면 숲들에서 굶겠지요. 어질게 눈을 틔워야 사람입니다.


ㅅㄴㄹ


《굶주린 호랑이》(백인태, 글로연, 2024)


한때 호랑이는 숲속의 왕으로 배불리 지내기도 했지만

→ 한때 범은 숲임금으로 배불리 지내기도 했지만

4쪽


쇳덩이로 무장한 털 없고 자비 없는 인간들에게 집도 식량도 빼앗겼습니다

→ 쇳덩이를 앞세운 털 없고 사랑 없는 사람들한테 집도 밥도 빼앗깁니다

→ 쇳덩이를 갖춘 털 없고 차가운 놈들한테 집도 먹이도 빼앗깁니다

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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