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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 씨 이야기 ㅣ 사계절 민주인권그림책
장재은 지음 / 사계절 / 2024년 5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2.7.
그림책시렁 1509
《타오 씨 이야기》
장재은
사계절
2024.5.30.
우리가 사는 나라이니 ‘우리나라’입니다. ‘우리’라고 할 적에는 나랑 너를 끊는 길이 아니라, 나랑 너를 아우르는 뜻입니다. ‘아우르기·어우르기’라서 ‘우리’입니다. 이 얼개를 잘 읽지 않을 적에는 ‘우리나라·우리말’이라는 낱말이 마치 울타리를 친다고 여기지만, 이 얼개를 읽는다면 “너랑 나랑 함께 일하고 놀고 노래한다”는 뜻을 알아차립니다. 《타오 씨 이야기》는 ‘이웃일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자말로는 ‘외국인근로자·이주노동자’라고도 가리키는데, 우리말로 ‘이웃일꾼’으로 풀어쓸 적에는 확 다르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굳이‘이웃’이란 낱말을 붙일 만한데, 서울하고 시골도 서로 이웃으로 바라볼 적에 어깨동무할 수 있어요. ‘이웃’이란 “잇는 우리”라는 뜻입니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너랑 나이기에, 둘을 이어서 ‘우리’로 살림을 하려면 어깨동무를 할 테지요. 키가 비슷하기에 어깨동무를 하지 않아요. 키가 다르니 서로 발을 맞추어 느긋이 어깨동무를 하는 이웃입니다. 그러니까 《타오 씨 이야기》를 좀 차분히 그저 이웃으로 바라보며 그린다면 줄거리나 얼거리가 사뭇 달랐으리라 봅니다. 낯설고 물선 ‘남나라’에서 괴로운 하루를 그리기에 나쁘지 않습니다만, 낯설고 물설고 말도 다르고 삶도 다른 곳에 일하러 왔기에 새롭게 어깨동무하는 길을 밝힐 수 있습니다.
ㅅㄴㄹ
《타오 씨 이야기》(장재은, 사계절, 2024)
엄마, 오늘도 잔업 있어?
→ 엄마, 오늘도 더 일해?
→ 엄마, 오늘도 일 많아?
1쪽
이주노동자들은 주로 회사에서 정해 준 숙소에 살지만
→ 이웃일꾼은 으레 일터에서 잡은 곳에서 살지만
→ 너머일꾼은 거의 일터에서 둔 집에서 살지만
5쪽
가족이 있으면 주변 원룸촌에서 출근한다
→ 아이가 있으면 둘레 혼채마을에서 다닌다
5쪽
조명이 켜져 있다
→ 불을 켜 놓는다
7쪽
타오 씨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청소다
→ 타오 씨는 먼저 쓸고 치운다
→ 타오 씨는 쓸고닦기부터 한다
11쪽
금속 조각들을 큰 포대에 모은다
→ 쇳조각을 큰 자루에 모은다
13쪽
수시로 기름칠을 해야 해서 피부가 상하거나
→ 틈틈이 기름을 바르니 살갗이 다치거나
→ 늘 기름을 불라야 해서 살이 헐거나
13쪽
부품이 완성되면 분류를 해 두고 새 재료를 끼운다
→ 낱낱이 끝나면 갈라 두고 새 밑감을 끼운다
→ 하나를 다 하면 가르고 새 밑거리를 끼운다
15쪽
빨리하는 것도 좋지만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야
→ 빨리할 수도 있지만 첫째도 천천, 둘째도 천천이야
→ 빨리해도 되지만 첫째도 찬찬, 둘째도 찬찬이야
18쪽
하지만 어릴 때 먹었던 음식만큼 입맛에 맞는 건 없다
→ 그렇지만 어릴 때 먹던 밥만큼 입에 맞는 맛은 없다
→ 그러나 어릴 때 먹던 밥만큼 맛있지 않다
23쪽
식당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 밥집이 갑자기 조용하다
→ 밥집은 곧 조용하다
31쪽
한국에서의 첫 겨울을 떠올린다
→ 이 나라 첫겨울을 떠올린다
→ 이곳 첫겨울을 떠올린다
34쪽
오전 내내 서서 일했다면, 오후에는 목욕탕 의자에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한다
→ 아침 내내 서서 일했다면, 낮에는 작은걸상에 쪼그려앉아야 한다
35쪽
큰 사고가 난다면 사장은 곤란해질 테고
→ 크게 다치면 일터지기는 힘겨울 테고
→ 큰일이 난다면 일지기는 힘들 테고
38쪽
타오 씨의 엉뚱한 대답에 잠시 정적이 흐른다
→ 타오 씨가 엉뚱히 말하니 살짝 조용하다
→ 타오 씨가 엉뚱히 말해서 한동안 조용하다
41쪽
그래도 오늘은 딸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 그래도 오늘은 딸하고 맞출 수 있다
→ 그래도 오늘은 딸하고 만날 수 있다
50쪽
또 단속이 시작되었나 보다
→ 또 붙잡나 보다
→ 또 붙드나 보다
5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