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사탕
강정규 지음, 윤정미 그림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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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12.5.

노래책시렁 460


《돌아온 사탕》

 강정규

 창비

 2022.6.10.



  아는 분은 이미 알 텐데 ‘혁명’이라는 이름을 내걸 적에는 이미 ‘너울’이 아니게 마련입니다. 으레 ‘혁명권력’으로 기웁니다. 어떤 글을 써놓고서 ‘문학’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벌써 ‘글꽃’이 아닌 ‘문학권력(문단권력)’으로 달립니다. “나라를 지킨다”나 “나라를 살린다”고 외치는 숱한 벼슬아치는 으레 벼슬과 감투만 쥘 뿐, 허울과 눈속임으로 치닫기 일쑤입니다. 《돌아온 사탕》을 읽고서 이내 덮었습니다. 아직도 이렇게 ‘동시 만들기’를 아이들한테 버젓이 보여주거나 읽혀도 될는지 아리송합니다. ‘언니 1’은 언젯적 우스개일까요? ‘말할까 말까’도 언젯적 응큼질인가요? 요즈음 어린배움터는 ‘출석부’를 얼마나 쓸까요? 얼핏 요즈음 흐름과 삶터를 보여주는 듯하면서 ‘아재 개그’를 하듯 예전에 써먹던 우스개를 오늘날까지 슬그머니 끼워넣는 굴레는 ‘동시권력’이거나 ‘동시흉내’입니다. 이제 이런 장난질과 흉내질은 멈출 때입니다. 부디 아이 곁에 서기 바랍니다. 하루 내내 아이를 지켜보면서 함께 배우고 돌아보는 살림을 짓기 바랍니다. 아이들이 물려받아서 함께 새롭게 지을 즐겁고 아름다울 오늘 하루를 차근차근 일구고 나서야 붓을 쥐기 바랍니다.


ㅅㄴㄹ


손잡이도 잡지 않은 채 / 스마트폰에 빠져 있던 언니 / 버스가 갑자기 멈춰 서는 바람에 / 기사 아저씨 등 뒤까지 쏜살같이 / 달려갔다 돌아와서는 / 뒷좌석에 앉아 묻지도 않는 내게 // 안 불렀대! (언니 1/12쪽)


맨날 내 앞에서 1등하는 짝 / 치마가 엉덩이에 끼었는데? (말할까 말까/18쪽)


최고가 매입! / 최저가 판매! / 중고차 매매! (광고 시대 2/39쪽)


온 사람 앉혀 놓고 / 출석부 더럽다며 / 안 온 사람 나무라면 / 아침부터 김새죠! (우리 선생님/55쪽)


+


《돌아온 사탕》(강정규, 창비, 2022)


스마트폰에 빠져 있던 언니

→ 똑소리에 빠진 언니

12쪽


뒷좌석에 앉아

→ 뒷자리에 앉아

12쪽


열림 버튼 얼른 눌렀죠

→ 열림 단추 얼른 누르죠

20쪽


횡단보도 신호등이 계속 빨간불

→ 건널목 불이 내내 빨간불

→ 길나루는 내도록 빨간불

23쪽


사는 게 심란해진 아빠는

→ 삶이 꼬인 아빠는

→ 삶이 뒤숭숭한 아빠는

→ 뒤죽박죽인 아빠는

30쪽


몇 송이 샛노랗게 웃고 있었다

→ 몇 송이 샛노랗게 웃는다

31쪽


언제나 싱글벙글 선산 지키시네

→ 언제나 싱글벙글 어른뫼 지키네

34쪽


나무 그늘이나 등잔불 아래 모여 정겨운 이야기도 끝없이 나누었대

→ 나무 그늘이나 불받이 곁에 모여 이야기도 오붓이 끝없이 했대

43쪽


헐키두 허다

→ 싸기두 싸다

→ 눅기두 눅다

46쪽


이쁘게 모양내라고 만드셨을까

→ 이쁘라고 지으셨을까

→ 꾸미라고 지으셨을까

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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