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10.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송경동 글, 창비, 2022.4.22.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오늘 큰아이는 고뿔로 눕고, 작은아이는 곁님을 도와서 집안일을 맡는다. 천천히 걷고 책을 읽고 노래를 쓰면서 곰곰이 돌아본다. 우리 하루란 무엇이고, 우리는 누구하고 어디에서 어떤 꿈을 그리는가. 밤에는 1994년부터 2024년 사이에 쓴 ‘책글(책을 다룬 글)’을 새삼스레 추스르면서 꾸러미를 새로 여미어 본다. 밤을 하얗게 샌다. 《꿈꾸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를 돌아본다. 박근혜를 나무라는 글이 수두룩하다. 그네는 손가락질을 받을 만했다. 그런데 그네뿐일까? 그네랑 맞은켠에 선 이들은 또다른 우두머리에 돈꾼에 이름꾼에 힘꾼이지 않은가? ‘일하는 글(노동문학)’을 쓰는 이들치고 시골에 깃들면서 시골지기 살림살이를 들여다보는 이가 드물거나 없다. 무엇보다도 ‘집에서 일하는 이웃’을 보듬으면서 ‘아이를 돌보는 살림’을 눈여겨보는 글마저 드물다. 그네붙이는 꿈흉내를 내었다면, 그대들은 글흉내이지 않은가? 이제 송경동 씨쯤 되는 글바치라면, 살림글을 쓰고 꿈글을 쓰고 숲글을 쓰고 시골글을 쓸 노릇 아닌가? 아이 곁에 서는 어른으로서 이슬받이로 수수하게 짙푸른 글을 쓸 때이지 않은가? 언제까지 서울 한복판에 또아리를 틀고서 글밭 안쪽에서 따뜻하게 지낼 셈인지 아리송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