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알 - 이우경전래동화집 3 이우경 전래 동화집 3
이우경 / 프뢰벨(베틀북) / 1997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1.4.

그림책시렁 1215


《당나귀 알》

 이우경

 한국프뢰벨주식회사

 1997.2.5.



  눈을 뜨고도 코를 베인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오롯이 차리지 않을 적에는 크게 속을 뿐 아니라 크게 다친다는 뜻입니다. 눈을 부라리기에 잘 알아보지 않습니다. 눈깜짝 안 하면서 노려보기에 안 놓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속임’에 ‘눈가림’ 같은 낱말이 있어요. 눈을 뜨면서 보기에 눈길을 속입니다. 두리번두리번 보니까 눈을 가립니다. 《당나귀 알》은 눈을 뜨고도 코를 베이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랜 이야기예요. 어쩜 이렇게 바보스러울까 싶지만, 먼 옛날 옛적 이야기로 돌릴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 삶자리에서도 똑같거나 비슷한 굴레나 수렁을 잇거든요. 이른바 허울좋은 모습에 그대로 속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달콤하게 들려주는 말에 그저 넘어가는 사람이 숱합니다. 말끔하게 차려입기에 말끔한 사람일까요? 번듯하게 갖춰입으니 번듯한 사람인가요? 돈을 펑펑 쓰는 사람이 돈이 많을까요? 이름을 날리거나 벼슬이 높기에 훌륭한 사람인지요? 얼굴과 몸이 있으니 얼굴과 몸을 볼 수 있습니다만, 겉모습으로 훑다가 그칠 적에는 으레 마음을 못 보고 놓칩니다. “마음을 어떻게 봐?” 하는 사람이 으레 속습니다. 눈으로 못 본다는 마음은 오직 마음으로 보면 환하게 알 수 있어요. 마음을 틔워야 알아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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