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27.
《같은 하늘 아래》
브리타 테켄트럽 글·그림/김하늬 옮김, 봄봄, 2022.2.25.
오늘 비로소 등허리를 곧게 펴고서 쉰다. 이제까지 추스른 일을 돌아보고, 이제부터 새롭게 나아갈 길을 헤아린다. 비는 내릴 동 말 동한다. 꾀꼬리노래는 언제까지 들을 수 있을까. 어제 면소재지를 돌아보니 ‘귀제비집’이 예닐곱 채쯤 헐렸다. 이제 제비집이 얼마 안 남은 판인데, 멀쩡한 제비집을 허무는 사나운 손이란 뭘 보여주는 셈일까. 이 고을이 사라질 만하다는 뜻이지 않을까. 《같은 하늘 아래》를 돌아본다. 우리말로는 “같은 하늘”에서 끊어야 어울린다. 우리는 ‘한지붕’에서 산다고 말한다. “한지붕 아래”가 아니다. 말씨 하나를 말씨답게 살피고 추스르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 삶터도 마을도 보금자리도 사근사근 사랑으로 살찌우리라. 말씨 하나부터 그냥그냥 지나친다면, 작은 말씨 하나라고 여기면서 그저 익숙한 대로 쓰고 만다면, 우리 곁에 있는 어린이를 안 쳐다본다는 뜻이다. 어린이를 안 보는 사람은 푸름이도 안 보고, 바로 우리 스스로 안 들여다보게 마련이다. 어떤 하늘을 이는 하루인지 돌아보자. 어떤 별빛을 맞이하는 오늘인지 되새기자. 어떤 바람을 마시면서 어떤 사람으로 이 땅에 서서 꿈을 그리는지 생각하자. 생각하기에 빛난다. 생각을 안 하기에 죽음구렁으로 치닫는다.
#Britta Teckentrup #Under the Same Sky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