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5 문화센터
책숲(책숲)은 책으로 이룬 숲이어야 알맞지만, 우리나라 책숲은 자꾸 너른마당(복합문화공간·백화점 문화센터)을 닮아가요. 책숲에서 책만 다루어야 할 까닭은 없어요. 모든 책은 모든 살림을 다루기에, 모든 살림을 담아낸 책을 바탕으로 모든 살림을 차근차근 풀고 펴고 나눌 만합니다. 굳이 “책으로 이룬 숲”인 ‘책숲’을 여는 뜻을 헤아려 봅니다. 우리는 오른손에 호미를 쥐고서 밭을 일구어 밥살림을 일굴 적에 스스로 서면서 즐겁습니다. 호미를 쥐는 오른손으로 밥을 짓고 빨래를 하지요. 빗자루와 걸레를 쥐고서 집 안팎을 정갈히 치울 만합니다. 오른손으로 나무를 다루어 집을 짓고요. 이다음에 왼손으로 붓을 쥐고서 ‘살림을 지은 이야기’를 새록새록 짓습니다. 살림부터 짓기에 이야기를 짓고, 살림을 지은 어진 마음을 아이하고 이웃한테 나누려고 이야기를 풀고 펴고 들려줍니다. 책숲이라면 오른손과 왼손이 나란히 하는 일이 무슨 뜻인지 밝히면서 왼손이 왼손답게 깨어나고 오른손이 오른손답게 피어나는 길을 나누는 자리여야 어울립니다. 어느 한 손만 쓰지 않고, 어느 한 눈만 보지 않고, 어느 한 귀만 듣지 않아요. ‘온손·온눈·온귀’를 살리는 ‘온몸·온마음·온넋’으로 ‘온살림·온사랑·온숲’으로 갑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