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 숲노래 책읽기
책하루, 책과 사귀다 204 초등학생
아이는 아이로 살아가면 넉넉하고, 어른은 어른으로 살림하면 알찹니다. 아이도 어른도 굳이 어떤 틀에 갇힐 까닭이 없습니다. 오늘날은 자꾸 아이를 배움터(학교·학원)에 밀어넣으면서, 그만 살림길을 여는 즐거운 하루가 아닌, 굴레나 수렁이나 틀에 가두는 메마르고 딱딱한 쳇바퀴에 고이더군요. 아이는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대학생’이나 ‘사회인·직장인’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오로지 ‘사람’으로 나아가면 아름답고, 어른은 늘 아이 곁에서 함께 ‘사랑’으로 살아갈 노릇입니다. 숱한 어른들은 자꾸 아이를 길들이려 하면서 ‘다짐(약속·시간약속·규칙·규정)’을 지키라고 몰아세우더군요. 우리가 참말로 ‘어른’스럽다면 아이한테 다짐을 내밀지 않으리라 생각해요. 아이는 소꿉을 놀면서 느긋이 살림을 익히면 즐겁습니다. 아이는 뛰고 달리고 춤추고 노래하는 하루를 누리면서 일놀이를 배우면 사랑스럽습니다. ‘몸놀림·손놀림’ 같은 낱말을 들여다보기를 바라요. ‘놀다·놀이’란 아무것도 안 하는 허튼짓이 아닙니다. “즐겁게 하루를 살면서 슬기로운 어른으로 자라나는 사랑스러운 오늘 = 놀이”요, 어른은 늘 기쁘게 일하며 아이를 돌아보면 가만히 빛나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