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19.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글, 달, 2024.3.29.
사흘 잇달아 ‘우리말로 노래밭’을 편 탓인지 온몸이 찌뿌둥하다. 결리고 삐걱거린다. 그러나 몸을 일으켜 빨래를 하고 밥을 차린다. 빨래를 다 널고서 밥을 먹은 뒤에는 곯아떨어진다. 낮에 나래터를 다녀올까 했으나 쉰다. 구름이 늘어난다. 돌개바람이 오려나? 낮에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기운을 차린다. 엊저녁에 넷이서 함께 본 〈다람이〉(스폰지밥 비키니시티)가 무엇을 보여주면서 어떤 줄거리를 펴는지 곱씹는다. 뜻(주제의식)만으로는 글도 그림도 뒤엉킨다. 뜻만 앞세우면 어느새 뜻조차 흐릿흐릿 사라진다. 뜻을 세우고서 나아가는 길을 그릴 노릇이고, 길을 걸으며 배우는 하루를 담을 일이다. 뜻이 길과 배움과 하루로 거듭나기에, 삶과 살림과 사랑으로 뻗으면서 사람과 숲과 별이라는 빛을 바라본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를 읽으며 갈수록 갸웃했다. 뜻은 훌륭하지만, 뜻에서 멈추었구나. 굳이 모든 책을 다 읽으려 할 까닭이 없을 뿐 아니라, 몸눈을 넘어 마음눈으로 바라보려는 배움길을 걸었으면 사뭇 달랐겠지. 어느 쪽이 낫거나 나쁘지 않다. 배우려는 마음이면 어느 길이든 아름답다. 두 눈이 멀쩡하다지만 마음은 안 멀쩡한 사람이 넘치는 오늘날 서울나라이지 않은가. 속눈을 뜨고 꽃눈을 틔워야 사람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