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8.16.


《측광》

 채길우 글, 창비, 2023.8.23.



고흥에서 ‘우리말로 노래밭’ 일곱걸음을 펴는 하루이다. 우리 집 꾀꼬리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으면서 도덕면으로 간다. 어린배움터가 닫은 곳에 깜돌(아스팔트)을 깔고서 뚝딱집(전원주택)을 똑같이 세우고서 ‘청년 농촌보금자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2019년에 80억 2500만 원을 들여 세웠다는데 ‘샌드위치 판넬집’이다. 나랏돈을 이렇게 써도 될까? 애써 시골살림을 그리며 찾아온 서울 젊은이한테 이처럼 후줄그레하고 어이없는 집을 내주어도 될까? 시골집은 바람이(에어컨) 없이 ‘숲바람’을 쐬면서 여름을 누리고 여름소리를 즐길 수 있는 얼거리로 지어야 맞다. 서울이 아니잖은가? 서울하고 까마득히 먼 시골에 지을 집에서 살아갈 사람은 시골다움을 익히고 사랑하는 길이어야 알맞을 텐데. 《측광》을 읽었다. 오늘날 글(문학·논문·기사·공문서)을 쓰는 사람은 삶을 담는다고 내세우기는 하겠으나, 살림이 안 보이고, 사랑이 아닌 사랑타령에 그치고, 숲은 아예 없다. 두바퀴(자전거)로 15∼20킬로미터쯤 달려야 마을가게(편의점) 하나 나오는 삶터에서 지낸 적이 없기에 어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를 만하다. 똥오줌을 받는 천기저귀를 삶고 헹구고 말려서 아기 샅에 대는 살림을 지은 적도 없으니 글빛을 잊을 만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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