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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쓰름새가 사는 마을 ㅣ 그림 없는 동시집 4
송창우 지음 / 브로콜리숲 / 2024년 4월
평점 :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10.11.
노래책시렁 431
《씁쓰름새가 사는 마을》
송창우
브로콜리숲
2024.4.27.
어린이는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에서 지낼 적에는 굶거나 좁은 집이어도 힘들거나 고되다고 여기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아무런 사랑이 없는 곳에서는 배부르거나 몹시 커다란 집채라 하더라도 언제나 힘들거나 고되다고 여깁니다. 가난하기에 힘들지 않아요. 사랑이 없으니 힘들다 못해 죽어갑니다. 아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은 오직 사랑으로 기운을 차리고, 사랑잃고 사랑잊은 데에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습니다. 《씁쓰름새가 사는 마을》을 곰곰이 읽고 되읽었습니다. 어린이 마음으로 다가서려는 글결이 반갑습니다. 어린이한테 들려주고 물려주려는 씨앗 한 톨을 차곡차곡 여미려는 손길이 고맙습니다. 다만, 하느님은 늘 모든 사람마다 속에 깃들어요. 하느님은 모래에도 돌에도 나무에도 지렁이한테도 베짱이한테도 깃들어요. ‘하늘’이기에 ‘하느님’인데, ‘하늘’이란 “하나인 울(우리)”이요, ‘하나’란 “하늘인 나”인 얼거리예요. ‘하늘’이라는 낱말에는 ‘우리’가 서리고, ‘하나’라는 낱말에는 ‘나’가 어려요. 너랑 나는 저마다 다르게 빛나는 하늘이고, 나랑 너를 아우르면서 새롭게 하나이자 모두은 하나입니다. 서울(도시)에서 조금 더 비켜서서 숲으로 간다면, 숲에서 살림을 짓는 이웃 마음으로 스며서 어린이한테 다가선다면, 이 노래는 새록새록 피어나리라 봅니다.
ㅅㄴㄹ
꽃에도 / 가슴이 있어요 // 그래서 / 한 잎 / 두 잎 / 아프기도 하지요 (꽃 가슴/23쪽)
처음에는 / 모두가 하느님이었다 // 만나는 것마다 / 하느님이어서 // 탈을 씌워서 / 세상을 다시 만드셨다 (탈/29쪽)
볍씨도 둥글고 / 꽃씨도 둥글고 / 빗방울도 둥글고 / 아름이 언니 눈물방울도 둥글둥글 (하느님 닮아서/46쪽)
나무는 키가 커도 / 우쭐대지 않아요 // 나무는 몸무게가 불어도 / 휘청대지 않아요 (나무의 나이/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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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쓰름새가 사는 마을》(송창우, 브로콜리숲, 2024)
새를 없앨 궁리만 하고 있었지
→ 새를 없애려고만 하였지
→ 새를 없앨 머릿셈이었지
14쪽
튼튼한 갑옷도
→ 튼튼한 쇠옷도
→ 튼튼한 겉옷도
→ 튼튼옷도
→ 단단옷도
18쪽
낙엽 뒹구는 마당 백구가 털갈이한다
→ 가랑잎 뒹구는 마당 흰개 털갈이한다
→ 갈잎 뒹구는 마당 흰둥이 털갈이한다
19쪽
감나무 아래 바람에 날리는
→ 감나무 밑 바람에 날리는
→ 감나무 곁 바람에 날리는
19쪽
한 알이 온 부족을 춤추게 하니까
→ 한 알에 온겨레가 춤추니까
21쪽
씨가 몇 개일까
→ 씨가 몇일까
→ 씨가 몇 톨일까
22쪽
사과가 몇 개 들었을까
→ 능금이 몇 들까
→ 능금이 몇 알 들까
22쪽
늑대의 탈을 쓴 하느님
→ 늑대탈을 쓴 하느님
29쪽
나의 하느님이 되었네
→ 하느님이 되었네
→ 우리 하느님이네
31쪽
자음과 모음을 붙들어 매고
→ 닿소리 홀소리 붙들어 매고
33쪽
꽃 속에 여문 까만 꽃의 시
→ 꽃에 여문 까만 꽃노래
3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