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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라파냐무냐무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작 ㅣ 사계절 그림책
이지은 지음 / 사계절 / 2020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10.1.
그림책시렁 1482
《이파라파냐무냐무》
이지은
사계절
2020.6.10.
발바닥이 아프다면 왜 아픈지 수수께끼였습니다. 코가 아파서 숨을 못 쉬면, 왜 코가 아픈지 아리송했고, 몸살이나 고뿔로 드러누우면 왜 드러누워야 하는지 알쏭했어요. 쇳덩이(자동차)가 갑자기 달려들어 치고서 달아날 적에, 왜 난데없이 길바닥에 뒹굴며 피투성이가 되어야 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러다가 허물벗기를 봅니다. 모든 풀벌레하고 애벌레는 허물벗기를 합니다. 가만히 보면, 사람도 늘 허물벗기를 합니다. 때를 벗기고 땀을 뺍니다. 벌레는 때나 땀을 내보내기보다는 허물벗기로 아주 새몸으로 거듭나요. 사람은 허물을 통째로 내려놓기보다는 언제나 때와 땀을 내놓으면서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는 여러모로 앙증맞고 재미나게 짠 줄거리입니다. 그러나 “왜 아픈지?”는 안 묻고 “아픈 몸이 나쁜가?”를 안 묻고, “아픈 뒤에는 어떤 몸으로 거듭나는가?”를 물을 수 없고, “언제 어떻게 튼튼히 새몸으로 깨어나서 웃고 우는가?”도 못 물어보겠다고 느낍니다. 아픔·앓이란 몸한테 일어납니다. 몸은 아프거나 앓지만, 마음은 아프지도 앓지도 않아요. 몸에 일어나는 모든 하루를 그저 고스란히 담는 마음입니다. 마음은 여린몸도 튼튼몸도 그저 담습니다. 자빠지건 깨지건 일어서건 웃건 다 담아요. 붓질을 귀엽게 하면서 가르침(교훈)을 부드러이 들려주는 그림책은 안 나쁘되, 어쩐지 “팥소 없는 찐빵” 같습니다. 여름에 땀을 실컷 내면서 뛰놀고, 겨울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은 언제나 반짝반짝 거듭납니다. 우리는 아주 커다란 곳을 잊고 잃은 채 겉몸에만 사로잡힌 오늘인 듯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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