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인권 수업 - 내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혐오 너는 나다 - 십대 7
박혜영 외 지음 / 보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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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9.24.

까칠읽기 42


《청소년을 위한 인권 수업》

 박혜영과 네 사람

 보리

 2023.11.13.



《청소년을 위한 인권 수업》(박혜영과 네 사람, 보리, 2023)을 곰곰이 읽었다. 요즈음에는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사람빛’하고 ‘살림빛’을 들려주는 자리가 부쩍 늘었지 싶다. 그런데 모든 책과 이야기(강의)가 너무 똑같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모두 다르지만, 책쓴이나 이야기꾼(강사)은 늘 쳇바퀴를 도는구나 싶은 말잔치에서 멈춘다고 느낀다.


이미 우리나라 배움불굿(입시지옥)부터 막짓(인권침해)이다. 배움불굿에 따라서 줄세우기(학력차별)를 하니 고스란히 막짓이다. 배움터가 아닌 줄세움터인 이 나라를 뿌리부터 파헤치지 않을 적에는 빈말잔치로 머물게 마련이다. 또한 무엇이든 “서울로!”를 외치면서 ‘서울바라기’가 더 깊어가는데,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을 말한다고 하면서 이 대목을 아예 안 짚는다.


‘장애인 인권’은 왜 서울에서만 따지려고 할까? ‘장애인 이동권’을 시골에서 외친 적이 있기나 할까? 시골 할매할배는 ‘장애인보다 더 느리게 기어다닌’다. 그런데 시골 할매할배는 여든 살이건 아흔 살이건 버스삯을 꼬박꼬박 치른다. 시골버스뿐인가. 모두 서울로 쏠린 나라일 뿐 아니라, 언론도 문화예술도 서울로 몰렸다.


‘인권 수업’이라고 하지만, ‘서울이 온나라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얼거리’를 못 들여다본다면, 무슨 말을 들려줄 수 있는지 아리송하다. 시골살이를 바라는 젊은이가 밑돈(보조금)을 다 받지 않는다. 돈과 땅이 있어야 밑돈을 받는다. 시골길(귀촌)을 가는 젊은이뿐 아니라, ‘시골에서 나고자란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버이한테 돈과 땅이 없으면 아무런 밑돈이 없다. ‘농약 뿌리는 드론’만 다뤄도 시골에서 한몫을 잡지만, 풀죽임물과 비닐과 농기계를 안 쓰고서 ‘살림짓기(자연농)’를 하려는 사람은 밑돈조차 못 받지만, 손가락질과 따돌림에 시달린다.


뻔한 줄거리로 뻔한 말만 하지 않기를 빈다. ‘인권 강사·변호사·작가’들 스스로 먼저 서울을 떠나서 시골이나 작은마을에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들부터 스스로 걸어다니고 두바퀴(자전거)를 달리면서 ‘삶따돌림(일상에서 벌어지는 인권차별)’을 겪고 느끼고 알아야, 이 나라 푸름이한테 말다운 말 한 마디를 섞을 만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보행자 지옥 + 운전자 천국’이다. 어린이하고 푸름이는 걷거나 버스·전철을 탄다. 어린이하고 푸름이가 늘 부대끼는 ‘보행자 지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폭력·인권 차별’인 줄 한마디조차 할 수 없거나 모른다면, 이런 책이 무슨 보람이 있으려나.


ㅅㄴㄹ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들이에요. 노동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버는 것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온전하게 사용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18쪽)


국가가 폭력을 휘두른다니, 상상하기 쉽지 않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폭력은 대개 개인과 개인 혹은 집단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124쪽)


+


갓 들어온 신입생에게

→ 갓 들어온 분한테

→ 새내기한테

4쪽


바로 답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바로 말을 못 하기 일쑤입니다

→ 바로 대꾸를 못 합니다

4쪽


우리 청년들이 부러워할 만한 공간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 우리 젊은이가 부러워할 만합니다

→ 우리 젊은이가 틀림없이 부러워할 만합니다

4쪽


자기가 살아가는 공간에서라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라도 사람빛을 지키려고 애써야 합니다

→ 우리가 살아가는 자리부터 살림빛을 돌보려고 힘써야 합니다

7쪽


워낙에 최저임금을 주는 곳이 많아져서

→ 워낙에 밑일삯을 주는 곳이 늘어서

→ 워낙에 밑삯을 주는 곳이 늘어나서

15쪽


이 글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들이에요

→ 이 글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쓴 글이에요

18쪽


가상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 인권 이야기를 마치고

→ 셈틀로 일하는 사람들 일살림빛 이야기를 마치고

→ 누리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일살림길 이야기를 마치고

2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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