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941


《李朝文化와 서울》

 최순우 글

 학원사

 1961.10.20.



  예나 이제나 어린이·푸름이한테 ‘방학’이란 “굴레에서 풀려나면서 쉬는 때”이기도 하면서, “갖은 짐(방학숙제)에 짓눌리고 억눌려서 오히려 괴로운 나날”이기도 합니다. 요즈음 어린이·푸름이는 방학이라고 해서 어버이 일손을 거들지는 않을 듯싶습니다만, 지난날에는 방학을 맞이하면 큰고장이건 시골이건 다들 집안일이며 논밭일을 거드느라 바빴습니다. 배움터에서는 “너희들! 방학이라고 놀기만 하면 안 돼!” 하고 으르렁대면서 짐을 그득 맡기지만, 여느 살림집에서는 “이제 좀 아이들한테 심부름도 맡기고 바쁜 일철에 일손을 벌겠구나!” 하고 여겼습니다. 《李朝文化와 서울》은 ‘학원사’에서 엮은 ‘관광명소안내 시리즈 3’이라고 합니다. 나라밖만 쳐다보지 말고, 나라안을 헤아리자는 뜻은 틀림없이 알뜰하다고 여깁니다만, 막상 ‘옛살림(전통문화)’이라 일컬을 적에는 ‘아이한테 집안일과 논밭일을 맡기거나 시키는 여느 보금자리에서 일군 살림빛’하고는 너무 먼, ‘임금님과 벼슬아치와 나리(양반)가 하느작거리던 자취’에 얽매이곤 합니다. 지난날 ‘방학숙제’ 가운데 하나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다녀오기’가 꼭 있었어요. 1980년대 어린이로서는 인천에서 서울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다녀오기도 벅차고 돈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모둠에 누구 하나 ‘서울로 박물관을 다녀온 아이’가 있다면 우르르 몰려서 그 아이 ‘박물관 방문기’를 베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관광·여행’과 ‘집안일·논밭일’과 ‘문화·전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요.


관광은 몸과 마음을 살찌게 한다 : 반 만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의 문화재는 조상의 얼과 민족문화의 전통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서 우리는 마땅히 이를 국내외에 선전하고 소개하여 조상과 민족의 우수성을 자랑하여야겠읍니다. 이러한 조국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찾아 보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로서 낙오된 현대인이라고 아니 할 수 없읍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이 책은 여러분을 현대의 현대인으로 이끌어 주는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끝 알림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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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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