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980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
김진경 글
푸른나무
1988.3.20.첫/1988.5.10.2벌
배움불굿(입시지옥)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무리 배움불굿이 들끓었어도 적잖은 배움이는 ‘교과서 아닌 책’을 꽤 읽었습니다. ‘교과서만 붙잡는 아이’는 “배우지 않는다”고 여기던 지난날입니다. 이와 달리 오늘날은 ‘책 아닌 교과서’를 붙잡기만 하는 배움불굿일 뿐 아니라, ‘교과서 학습에 이바지하는 학습도서’를 마치 ‘책’으로 여기면서 읽는 얼거리입니다. ‘학습만화’에 ‘철학동화’에 ‘문해력 학습’에 끝도 없이 “배움길과 동떨어진 굴레”로 뻗는다고 느낍니다. 《스스로를 비둘기라고 믿는 까치에게》는 1988년 무렵부터 한동안 푸른배움터뿐 아니라 열린배움터에서도 길잡이책으로 삼았습니다.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삶’을 짚은 줄거리요, 배움불굿을 이제 막 벗어난 스무 살 새내기 가운데 ‘책 아닌 교과서와 학습도서’만 붙잡은 아이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푸른나무’에서 펴낸 푸른책(청소년책)은 알뜰히 읽고 새기는 길동무였다고 할 만합니다. 서울대 정문 앞 〈관악서적〉 종이가 고스란한 책이니, 서울대에 갓 들어간 분이 1988년 무렵에 읽었을 테지요. 푸른배움터를 마친 뒤에는 교과서에 더는 안 끄달려도 되는데, 마음에 어떤 살림밥을 담을 만할까요? 우리 살림길은 어디일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숲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