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호수와 바다
페터 구트 그림, 가르디 후터 글, 이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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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9.12.

그림책시렁 1472


《작은 호수와 바다》

 가르디 후터 글

 페터 구트 그림

 이진영 옮김

 문학동네

 2004.10.15.



  물을 모으거나 물이 모인 곳을 ‘못’이라고 합니다. 바탕을 이루며 바닥에 있는 드넓은 곳을 ‘바다’라고 합니다. 못하고 바다가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구나 싶은 《작은 호수와 바다》일 텐데, 읽는 내내 옮김말씨부터 거슬렸지만, 이보다는 ‘못물 마음’을 뜬금없이 뒤틀었다고 느꼈습니다. 이 그림책은 얼핏 못과 바다를 다루는 듯싶지만, ‘못물에 빗댄 사람’을 다루는 줄거리일 뿐입니다. 바다한테서 배우거나 못한테서 배우는 사람이 아닌, 쳇바퀴라는 서울살이(도시생활)에 스스로 갇힌 사람을 마치 ‘못’도 꼼짝없이 갇혀서 울거나 하소연하는 모습이라고 엉뚱하게 못박고서 펴는 줄거리 같습니다. 못을 들려주고 싶으면, 스스로 못이 될 노릇일 뿐 아니라, 못이라는 물빛이 먼먼 옛날부터 곳곳에서 어떻게 흘러왔는지 돌아봐야지요. 숲을 들려주려면 우리 스스로 숲이 되어야 할 뿐 아니라, 숲이 살아온 나날을 숲빛으로 헤아려야 합니다. 별을 들려주려면 스스로 별이 되면서 별빛이 뻗어온 나날을 별자리로 읽어야 하겠지요. 억지스레 가르치려 들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린이는 스스로 압니다. 어른이란 몸도 처음에는 어린이였기에, 어른도 누구나 다 알게 마련이지만, 둘레(사회)에 길들면서 스스로 잊어버렸을 뿐입니다.


#Der Kleine See und das Meer


ㅅㄴㄹ


《작은 호수와 바다》(가르디 후터·페터 구트/이진영 옮김, 문학동네, 2004)


낯설고 다양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 낯설고 너른 누리도 이야기합니다

→ 낯설고 넓은 온누리도 들려줍니다

7쪽


산호초, 원양어선에 대해서도 조잘거렸습니다

→ 바다꽃바위, 한바닷배 얘기도 조잘거렸습니다

7쪽


물결 무늬를 만들었지요

→ 물결 무늬를 내지요

7쪽


다시 고요해졌습니다

→ 다시 고요합니다

7쪽


거품이 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 거품이 인다고 느낍니다

→ 거품이 이는 줄 느낍니다

20쪽


하늘과 바다의 광대함과 아름다움이 호수의 영혼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 드넓고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가 못넋 깊숙이 스며듭니다

25쪽


달도 미소를 보내 주었습니다

→ 달도 웃어 주었습니다

28쪽


호수는 산골의 겨울이 그리워졌습니다

→ 못은 겨울 멧골이 그립습니다

32쪽


과연 내가 아직 존재하고 있는 걸까

→ 아직 내가 참말로 있을까

→ 나는 아직 참으로 살았을까

36쪽


바위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바위라고 있기를 바랐습니다

3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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