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7.15.


《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4》

 오자키 이라 글·그림/박소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19.5.30.



〈책숲 1013〉을 글자루에 담는다. 등짐에 담으니 묵직하다. 읍내 나래터로 간다. 15:30 황산마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탄다. 들길을 걷는데 풀죽임물을 뿌리는 할배 옆을 스친다. 풀을 죽이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할배는 이런 물을 뿌리면서도 멀쩡하신가? 글월꾸러미를 다 부치고서 저잣마실을 본다. 새롭게 묵직한 등짐을 질끈 동여매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심야의 유감천만 사랑도감 4》을 읽었다. 한 자락씩 꾸준히 나오는 이 그림꽃은 여러모로 곱씹을 만할 뿐 아니라, 이 나라 돌이(남성)가 꼭 좀 읽기를 빈다. 이를테면 스무 살에 이르는 젊은돌이가 삶과 사람과 살림을 헤아리는 길잡이로 삼을 만하리라 본다. 서른을 넘고 마흔을 지나 쉰을 달리는 돌이한테도 찬찬히 길동무로 마주할 만하다. 사랑은 오직 ‘사랑’이다. 사랑은 짝짓기도 살섞기도 아니다. 짝짓기는 짝짓기요, 살섞기는 살섞기이다. 집안일이란 집안일이고, 집살림이란 집살림이다. 순이도 돌이도 집안일과 집살림을 서로 할 줄 알아야 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면 어느 쪽만 고단하거나 힘겹게 억눌려야 하지 않겠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일 때에 비로소 아이를 낳을 텐데, 아이를 어떻게 낳아서 어떻게 돌보면서 어떻게 살아갈는지부터 먼저 얘기해야 짝꿍이다.


#尾崎衣良 #深夜のダメ恋図鑑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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