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9.8.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
야마오 산세이 글/최성현 옮김, 상추쌈, 2022.10.30.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고 노래를 쓴다. 어제 하루를 돌아보면서 오늘 낮에 광안바다에서 부산이웃님한테 어떤 말씨앗과 말꽃과 말숲을 풀어놓을 적에 함께 즐겁고 아름다워서 사랑으로 피어날까 하고 곰곰이 생각한다. 나는 ‘강의·특강·수업’을 안 한다. 나는 늘 ‘이야기’를 한다. 나는 혼자 떠들 마음이 없다. 나는 여태까지 스스로 배우고 익힌 모든 살림을 말마디에 얹어서 들려주려는 마음이요, 이웃님하고 주고받는 말 사이에서 반짝반짝 피어나는 빛씨앗을 함께 온누리에 심으려는 뜻이다. 아침에 짐을 추슬러서 보수동으로 걸어간다. 〈광안바다 북키스트〉에서 나눠줄 꾸러미를 왜 등짐에 담아서 아침부터 땀을 잔뜩 빼면서 걷는지 뉘우친다. 그래도 즐겁게 땀을 쏟고서 〈대영서점〉에서 책마실을 한다. 이윽고 광안바다로 건너갔고, ‘길바닥수다(노천강의)’를 활짝 웃으면서 신나게 폈다. 《나는 숲으로 물러난다》를 읽는 내내 몹시 아쉬웠다. 일본이웃은 틀림없이 ‘숲’에서 ‘숲말’로 글을 썼을 텐데, 한글판으로 옮긴 글자락은 ‘숲말’이 아닌 ‘일본 한자말 + 옮김말씨(번역체)’이다. 화끈했다. 창피했다. 우리는 ‘숲’이 뭔지 참으로 모르네. 숲을 등졌고, 시골에서 안 사니까, 참말로 숲말도 푸른말도 잊다가 잃었네.
#山尾三省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