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22.


《Grandma Moses American Modern》

 편집부 엮음, Skira Rizzoly, 2016.



슈룹(우산)은 챙겼지만 안 쓴다. 고흥에서 순천을 거쳐 부산으로 간다. 빗소리가 우렁차다. 비는 물빛으로 온누리를 씻고 적실 뿐 아니라, 소리로 온곳을 달래고 품는다. 빗줄기가 굵다. 비를 맞으며 걷는다. 맨몸으로 비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아주 드문 듯싶다. 나처럼 등짐을 커다랗게 지고서 걷는 사람부터 아예 없다. 부산교대 곁 〈책방 감〉에서 등허리를 쉬면서 책을 읽는다. 연산동 〈카프카의 밤〉으로 건너가서 ‘이응모임, 새롭게 있고, 찬찬히 읽고, 참하게 잇고, 느긋이 익히고’ 3걸음을 편다. 《고든박골 가는 길》이라는 노래꾸러미를 같이 돌아보면서 ‘누구나 이 삶을 노래하는 길’은 어디에서 찾아볼 만한지 이야기한다. 말씨가 마음씨로 가고, 살림씨에 사랑씨를 거치는 사이에, 어느덧 노래씨에 글씨로 피어난다는 얼거리를 들려준다. 《Grandma Moses American Modern》을 자리맡에 꽤 오래 두었다가, 이제 우리 책숲으로 옮긴다. ‘모세(모지스)’ 할머니 그림책을 바란 분이 여럿 계셔서 그동안 헌책집에서 어렵게 찾아낸 뒤에 건네주곤 했다. 또 보이겠거니 했지만 더 보이지 않았고, 마침 새책이 있어서 석 달을 기다린 끝에 받아서 건사했다. 그런데 난 미국 할머니 말고 ‘박정희 할머니’ 그림이 마음에 와닿더라.


#애나메리로버트슨모지스 #GrandmaMoses

#AnnaMaryRobertsonMoses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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