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8.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글, 정은문고, 2024.3.25.



비를 뿌리는 아침이다. 무화과나무 곁에 서면서 비내음을 맡으려는데 발밑에서 엉금 움직이는 두꺼비. 자칫 두꺼비를 밟을 뻔했다. 발을 다른 쪽으로 옮기자니 또 엉금. 다른 두꺼비가 있구나. 두 두꺼비하고 한참 눈을 마주한다. 너희도 빗소리를 듣고 비내음을 맡는구나.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를 읽으면서 참 아쉽고 안타까웠다. ‘책집지기 만나보기(인터뷰)’를 따로 하기보다는, ‘책집마실’을 하면서 ‘책손’으로 마주한다면, 얼거리나 줄거리나 알맹이가 모두 빛날 만하다고 본다. 책집을 다룬 우리나라 숱한 책을 살피면, 하나같이 ‘책손’이 아닌 ‘취재자’로서 ‘취재원’을 만나는 얼거리에서 그친다. 우리 스스로 적어도 열 해쯤 책손으로 드나드는 책집이라면 구태여 만나보기를 따로 할 까닭이 없다. 우리 스스로 스무 해쯤 드나들며 어느새 ‘책집단골’이라면, 어느 책집에서 여태 사들인 책을 바탕으로 ‘내가 이곳에서 만난 책’에다가 ‘나는 이곳에서 안 샀지만 다른 책이웃이 이곳에서 만나는 책’이 무엇인지 슬기롭게 풀어내리라. 《진보초》를 쓴 분은 “서점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공간을 어떻게 지켜냈나요?” 하고 적더라. 책집도 책마을도 ‘지킬’ 수 없다. ‘가꿀’ 뿐이고 ‘일굴’ 뿐인데, 책집지기하고 책손이 나란히 가꾸면서 일구고, 글님과 그림님이 나란히 돌보면서 살린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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