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4.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1》

 홍성욱 엮음, 서울서평포럼, 2023.9.15.



구름이 모인다. 바람이 축축하다. 그러나 해도 자주 난다. 멀리서 손님이 수박을 들고서 찾아왔다. 두런두런 얘기하다가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마쳤다. 낮밥을 차려서 내놓는다. 낮 두 시 무렵에 기운이 쪽 빠져서 살짝 눕는다. 겨우 기운을 차리는 해질녘부터 새삼스레 개구리노래가 퍼진다. 바야흐로 첫여름이 무르익는다. 여름 석 달 가운데 첫여름이 가장 덥고, 한여름은 내리막 땀철이요, 늦여름은 풀어내는 볕살이라고 느낀다. 《서울 리뷰 오브 북스 11》를 읽었다. 책느낌글을 조금 더 쉽게 풀면 참 나을 텐데 싶으나, 처음부터 ‘어느 책’을 가려서 느낌글을 쓰느냐에 따라 글결이 다를 수 있으리라. 어린이하고 푸름이도 함께 읽는 글이라고 느낀다면, 딱딱하거나 갇힌 ‘일본 군국주의·제국주의 무렵에 퍼진 말씨’가 아닌, ‘오늘 우리가 이 삶터를 새로 가꾸면서 일구는 말씨’로 피어나리라 본다. 마음을 담는 말씨를 가다듬기에, 삶결을 담는 꾸러미를 새롭게 바라보면서 다룰 만하다. 좋은책을 가려읽어야 할 까닭이 없다. 어느 책을 손에 쥐든, 이 삶에 흐르는 밑동을 헤아리면서, 우리 스스로 한 걸음씩 내딛는 즐겁고 의젓하면서 아름다운 숨빛을 펼 줄 알면 넉넉하다. ‘가꾸는’ 손길을 담기에 ‘꾸러미’인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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