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6.3.


《누가 알았겠어》

 푸름 글·그림, 키위북스, 2023.3.3.



달날을 맞이해서 읍내 나래터를 다녀온다. 볕길을 따라서 걷고, 저잣마실까지 하고서 나무 곁으로 가서 쉬는데, 이곳도 시끄럽고 저곳도 왁자하다. 흙날이나 해날이 아닌 달날인데 곳곳에 사람이 많다. 담배나 쓰레기 냄새도 올라온다. 이 고장 어린이는 무엇을 보고 느끼는 터전일까? 이 고장 어른은 아이들한테 어떤 삶터를 물려줄 마음일까? 고흥읍 버스나루 처마에 제비가 둥지를 둘 새로 틀었고, 두 군데 모두 새끼 제비가 잘 자란다. 모두 듬직하게 자라서 날갯짓을 하기를 빈다. 여름을 싱그러이 누리고서 가을에 의젓하게 바다를 가르면서 새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빈다. 《누가 알았겠어》를 돌아본다. 잘 빚은 줄거리이고 그림이라고 느끼면서도 어쩐지 늑대를 늑대답게 그리지는 않았다고 느낀다. 늑대는 나무타기를 안 한다. 늑대는 숲살림을 짓는다. 늑대는 여린 늑대를 따돌리지 않는다. 그저 홀로 살아가는 늑대도 있되, 어깨동무라는 살림길을 사람한테 가르치는 늑대인데, 언제부터인가 늑대 이야기가 잘못 퍼지곤 한다. 사람은 숲과 들과 바다 ‘사이’에서 뭇숨결한테서 ‘삶’을 배우기에 스스로 ‘살림’을 지으면서 새롭게 ‘사랑’을 깨닫는 숨빛이다. 좋고나쁨이나 옳고그름을 넘어서 ‘사람과 숲 사이’를 보기를 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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