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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버스가 제때 오는 일이란 없다만, 오늘 07:05 버스는 07:26에 비로소 들어온다. 고흥읍에서 07:43 광주 가는 버스를 놓친다. 08:23 버스를 기다린다. 멀뚱히 기다리다가 놓쳐야 했다면, 옆마을로 걸어가면 되었을 텐데 싶다.

버스일꾼도 늦을 날이 있겠지. 그러나 늘 어기고 언제나 어긋나는 버릇을 안 고친다면, 군수나 공무원이나 정치꾼은 군내버스를 아예 안 타느라 모른다면, 이런 시골은 곧 사라질 만하다. 고흥군은 버스나루에 "금연. 과태료 10만 원"이라 나붙이기는 하되 버스일꾼부터 뻑뻑 담배를 태우고, 늙수그레한 이들은 가래침과 담배를 아무렇지 않게 쏟아낸다.

왜 시골아이가 시골버스를 멀리하고 다들 일찌감치 떠나고, 20살 뒤에는 이 시골을 싹 잊고서 서울이나 큰고장으로 가버리겠는가. 서울이라고 해서 "어른다운 어른"이 있거나 많지는 않겠으나, 시골은 참말로 어디에서 어른스러운 빛을 찾아야 할는지 까마득하다. 어린이가 보고 배울 어른은 누구이고 어디에 있는가? 그대는 어른인가? 나이만 쌓은 허수아비는 아닌가?

흔들리는 시골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나오는 아침길에, 서서 노래 석 자락을 썼다. 글씨가 춤춘다. 아니, 흔들리는가. 아니, 글씨가 우는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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