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씨가 키득키득
김미희 지음, 슷카이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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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4.7.19.

노래책시렁 436


《어찌씨가 키득키득》

 김미희 글

 슷카이 그림

 뜨인돌어린이

 2023.7.7.



  우리말을 모르는 분이 많은데, 우리말을 배운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우리말을 익히려고 스스로 애쓰지 않은 탓입니다. ‘놀이’하고 ‘장난’은 아주 다르고, ‘솜씨’하고 ‘재주’도 참으로 다릅니다. 놀이란, 노래하고 한동아리입니다. 놀기에 노래하고, 노래하기에 놉니다. ‘장난’은 ‘재주’하고 맞닿으니, ‘자질구레’하고 ‘잘다’고 할 잔짓(잔몸짓)입니다. 솜씨란 ‘손씨’요 “손으로 심는 씨앗”입니다. ‘장난·재주’는 ‘자랑’으로 기운다면, 솜씨는 천천히 북돋우면서 손길을 빛내어 즐겁게 나누는 살림으로 나아갑니다. 《어찌씨가 키득키득》은 어찌 보면 재미나다 싶지만, ‘재미 = 재주 = 장난 = 자랑’이에요. ‘말재미 = 말재주 = 말장난 = 말자랑’입니다. 어린이한테 ‘어찌씨’를 엮어서 들려주는 말재미가 나쁘지는 않으나, 이런 말자랑으로는 말빛을 못 익히고 말씨하고 동떨어지고 맙니다. 우리가 먼저 어른스럽게 말빛을 살피고 말솜씨를 천천히 북돋아서 말씨를 마음밭에 포근히 심어서 돌보는 길을 갈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어린이가 “어진 사람”인 어른 곁에서 살림살이를 눈여겨보고 함께 일구면서 말결도 차근차근 헤아릴 수 있기를 바라요. 말재주는 ‘문해력’으로 치닫습니다. ‘말빛’이어야 ‘살림말’입니다.


ㅅㄴㄹ


날아서 땅에 닿기 전 / 모든 민들레는 아프다 // 호오∼ 호오∼ // 아픈 거 나아서 / 멀리 가라고 // 호오∼ 호오∼ (민들레씨/20쪽)


뜨거운 냄비에서 / 파도가 살아나요 / 태풍이 몰아쳐요 // 입 속으로 후루룩 / 모든 파도를 삼켜요 // 태풍이 잠잠해졌어요 (라면 /96쪽)


+


어찌씨의 천진함에 웃음 짓곤 합니다

→ 어찌씨가 해맑아 웃음짓곤 합니다

→ 밝은 어찌씨를 보며 웃곤 합니다

책날개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훨씬 잘 느껴지지?

→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훨씬 잘 느끼겠지?

6


가끔은 내가 과하다고, 내가 빠져 주어야 좋은 글이 된다고도 하지만

→ 가끔은 내가 나댄다고, 내가 빠져 주어야 글이 알차다고도 하지만

→ 가끔은 내가 넘친다고, 내가 빠져 주어야 글이 빛난다고도 하지만

7


이 세상 예쁜 거 다 합한 것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 온누리 예쁜 빛을 다 더한 만큼 아니 이보다 더

12


그러다 여섯이 살게 됐는지 모르죠

→ 그러다 여섯이 사는지 모르죠

19


아픈 거 나아서 멀리 가라고 호오∼ 호오∼

→ 아픈 데 나아서 멀리 가라고 호오 호오

20


땅 위에 돋은 별 때죽나무꽃의 별명입니다

→ 땅에 돋은 별 때죽나무꽃 새이름입니다

22


나를 울게 하고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화나게 하는지 왜 나여야 했는지 묻는 시간

→ 나를 울리고 나를 때리고 나를 불지르는지 왜 나여야 하는지 묻는 때

2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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