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4.7.8.

숨은책 942


《美國의 警察》

 우에노 하루오 글

 편집부 옮김

 제일가제법령출판사

 1982.9.20.



  1982년에 나온 ‘現代警察文庫 8’인 《美國의 警察》을 펴면, 책끝에 여태 어떤 책을 냈는지 스무 자락을 알리는데 모두 일본책입니다. 일본책을 슬쩍 옮겨서 “우리나라 지킴이(경찰)”를 가르치거나 이끌거나 북돋우는 길에 썼구나 싶어요. 가만히 보면 ‘경찰’이라는 이름부터 일본말입니다. ‘검찰’도 일본말입니다. 우리나라로서는 끔찍하고 서슬퍼렇던 지난날 짓밟힌 일을 자꾸 떠올릴 만한 이름일 텐데, 어쩐지 1945년 뒤로 여태까지 이런 일본말을 거의 웬만한 곳에서 제대로 못 털거나 안 씻었어요. 위아래로 갈라서 들볶던 사슬을 고치거나 없애려는 몸짓이 없던 셈입니다. 《미국의 경찰》을 읽노라면 “특히 뉴잉글랜드 지방은 청교도의 이상에 영향을 받아 금욕, 근면을 중심으로 한 엄격한 계율에 의해 지배되었다. 이 엄격함이 없었다면 험한 자연조건, 위험한 짐승, 야만적 인디언과 싸워 식민지를 건설하지 못 했을 것이다.(33쪽)”처럼, 일제강점기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경찰·군대·정부’가 어떤 마음과 눈길이었는지 엿볼 만합니다. 들숲바다를 푸르게 품던 텃사람(북아메리카 토박이)을 깔보았듯, ‘일본 경찰’은 이 나라 들꽃사람을 얕보았는데, ‘오늘 이곳 지킴이’는 어떤 마음과 눈길일는지 곱씹을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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