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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산책 ㅣ 그림책향 40
김윤경 지음 / 향출판사 / 2024년 6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7.7.
그림책시렁 1457
《그늘 산책》
김윤경
향출판사
2024.6.28.
어쩌다가 큰고장 잿마을(아파트단지) 사이를 지나갈 때가 있는데, 깜짝 놀라곤 합니다. 잿마을 안쪽에 온갖 나무와 꽃이 자라고 잔디밭이 넓은데다가, 거님길을 따라 나무그늘이 드리우기도 하더군요. 다만, 잿마을 나무하고 꽃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잿마을이 좀 오래되었다면서 허물고 새로 올릴 적에 몽땅 잘리거나 뽑혀서 죽습니다. 큰고장에서는 나무도 꽃도 푸른숨결이 아닌 돈으로만 따집니다. 《그늘 산책》은 온통 잿더미인 큰고장 한켠에서 만날 수 있는 그늘길을 하나하나 보여줍니다. 그저 잿빛이기만 하지 않다고, 마음을 쉬고 몸을 다독이면서 하루를 새록새록 보듬는 길을 열 수 있다고 알려주는 듯싶습니다. 그러나 ‘산책’이란 뭘까요? 왜 아이하고 ‘걷지’ 않을까요? 왜 아이 곁에서 ‘거닐지’ 못 할까요? ‘나들이’도 ‘마실’도 잊은 채, 일본사람마냥 ‘散策·散步’에서 멈춘다면, 이 삶길이 어떤 살림길로 잇는 푸른길로 거듭날 적에 싱그러울는지 나란히 잊게 마련입니다. 그늘길에는 별그늘과 새그늘과 개구리그늘이 있습니다. 개미그늘과 거미줄그늘과 해그늘이 있어요. 이야기로 그윽히 흐르면서 그리는 그늘을 품기를 바라요. ‘마을길’을 되찾고 ‘골목길’에서 쇳덩이(자동차)를 몽땅 치우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