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5.7.


《라면 먹고 갈래요》

 하마탱 글·그림, 인디페이퍼, 2022.7.15.



작은아이한테 ‘순이·돌이’가 어떻게 몸이 다르고, 삶과 살림과 사랑이 다르면서 하나로 흐르는가 하고 풀어서 들려준다. 차근차근 느끼고 곰곰이 생각하고 하나씩 알아차려 가기를 빈다. 함께 저잣마실을 다녀오면서, 시골버스에서 버스일꾼한테 막말을 퍼붓는 젊은이를 만난다. 시골버스를 타는 시골 젊은이는 “아예 없다”거나 “어쩌다 한둘”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낮부터 술을 퍼마셔서 혀가 꼬인 채 쩍벌다리로 앉아 한참 웅얼거리는데, 이이한테 한마디 해줄까 하다가 그만둔다. 고흥살이 열네 해를 돌아보니 “거나꾼은 ‘없는 사람’ 치는 길”이 가장 낫더라. 저녁에 비가 다시 온다. 《라면 먹고 갈래요》를 읽고서 조금 놀랐다. 우리나라에서 그림꽃(만화)을 펴는 이웃님이 아직 있네. 타령을 하지 않고서 노래를 할 줄 알기에 그림붓이다. 탓하느라 그만 하늘을 볼 틈이 없는 붓이 아닌, 바람을 가만히 타면서 온누리를 돌아볼 줄 아는 붓일 적에 비로소 그림꽃으로 피어난다. 글붓도 매한가지이다. 이야기를 담으면 넉넉한데, 이야기가 어디에서 샘솟는지 모르는 분이 수두룩하다. 먼발치에는 없는 이야기요, 늘 모든 사람이 이녁 삶자리에서 스스로 길어올리는 이야기샘이자 이야기꽃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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