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숨은책 913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

 윤동주 글

 전광하·박용일 엮음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2002.7.



  중국에 우리 한겨레가 무척 많이 삽니다. 처음부터 한겨레가 많이 살지는 않았습니다. 나라를 잃고 집을 잃고 논밭까지 잃고 아이들마저 잃은 슬픈 사람들은 이웃나라로 건너갔습니다. 러시아하고 일본에도 한겨레는 숱하게 건너갔고, 때로는 끌려갔습니다. 맨몸으로 걸어갔어요. 맨손으로 땅을 일구었어요. 윤동주 님은 ‘명동촌(용정시)’에서 1917년에 태어납니다. 그무렵 한겨레는 고되게 일하면서도 저마다 꿈을 품었고, 먼나라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어질게 배워서 참하게 일어설 새길을 그렸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익히 아는 윤동주 님 노래는 여러 동무와 이웃과 뒷내기 손길로 태어났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석 자락을 꾸려 스스로 하나, 이양하 님한테 하나, 정병욱 님한테 하나 남겼고, 이 가운데 전남 광양 어머니집 독에 고이 숨긴 정병욱 님 꾸러미가 1945년까지 살아남았다지요. 2002년에 흑룡강에서 펴낸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이》를 읽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한겨레로서 ‘한말’을 ‘한글’로 담은 글자락이고, 예전 북녘말씨하고 연변말씨를 새삼스레 돌아볼 수 있더군요. 그런데 중국은 뜬금없이 ‘중국조선족 애국시인’이란 이름을 붙이면서 윤동주 님을 ‘중국 역사’로 끼워맞추려 합니다. 어처구니없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를 찾아서 누리는 나날이라면, 나라지기부터 앞장서서 ‘한겨레 한노래’를 편 옛자취를 제대로 밝힐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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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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