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8.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

 레베카 그린 글·그림/황유진 옮김, 북뱅크, 2023.4.30.



사다리를 들고서 돌담 곁으로 간다. 옆집으로 넘어간 뽕나무와 무화과나무 가지를 자른다. 뽕꽃을 훑는다. 해바라기를 하면서 푸른꽃내음을 머금는다. 조용하면서 부드럽게 흐르는 한봄이다. 한봄볕과 한봄바람을 머금는 뽕꽃을 혀에 얹으면 머리와 눈이 맑게 깨어난다.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얼추 마쳤지만, 더 살피기로 한다. ‘펴냄터와 글뭉치를 주고받은지 넉벌째’일 뿐, ‘석벌 × 석벌’씩 살폈고, 넉벌판을 살필 적에는 곱으로 더 들여다보고 되살펴야겠다고 느낀다. 고흥교육청에 빌림삯(폐교임대료)을 목돈으로 치른다. 둘레에서 도와준 빚을 돈으로 갚기는 힘든 살림이기에, ‘살림글’을 펴서 ‘살림빛’을 갚자고 생각한다. 고마운 분 이름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이분들 손길을 받아서 새 낱말책을 엮는구나!” 하고 되뇐다.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를 읽었다. 두 사람이 ‘몸’이 아닌 ‘마음’으로 나누는 삶길을 들려준다. 겉모습으로는 ‘만나다·사귀다’일 수 없다. 속으로 빛나는 숨결을 나누기에 만나고, 언제까지나 동무이다. 다만, 이 그림책은 이 대목을 더 살피지는 못 하네. “How to Make Friends with a Ghost”라는 영어는 “나의 다정한 유령 친구”가 아니다. “도깨비하고 사귀기”란 “빛을 보는 길”인걸.


#HowtoMakeFriendswithaGhost #RebeccaGree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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