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23.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윤은미 글·김진혁 그림, 철수와영희, 2024.3.8.
해를 보면서 길을 나선다. 서울에서 버스를 내리니 해가 밝다. 둘레를 보면, 다들 해를 등진다. 해를 꺼리니 몸이 아플밖에 없는 줄 잊는구나 싶다. 땅밑길을 한참 달려 ‘양천향교역’에서 내린다. 밖으로 나오니 제비 두 마리가 하늘을 휙 가르면서 노래한다. 저 새가 제비인 줄 알아볼 서울사람은 몇일까? 〈나무 곁에 서서〉로 찾아간다. 책을 한참 보고서 〈빛나는 친구들〉로 옮긴다. 서울 강서에서 부천으로 가로지르는 길이 새로 났다. 꽤 붐비는데, 손전화를 시끄럽게 켜서 노는 아재가 있다. 아무도 벙긋조차 않는다. 보다 못해 “소리 좀 끄시지요?” 하고 아재한테 한마디를 한다. 바로 끈다. 창피한 줄 모르니 창피한 짓을 한다.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를 읽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손으로 이만 한 그림꽃을 여밀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마음을 제대로 다스려서 차곡차곡 여미면 ‘삶자리’에서 어린이와 어른이 어깨동무하면서 하나씩 바꾸고 일굴 살림길을 그려낼 수 있다. ‘쟤네’가 사라져야 바뀌지 않는다. ‘쟤네’를 갈아엎어야 고칠 수 있지 않다. ‘우리’가 우리 삶터에서 하나씩 가다듬고 일구어야 천천히 바뀐다. 우리부터 마음을 새로 지을 노릇이고, 푸르게 사랑이라는 씨앗을 심을 적에 시나브로 거듭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