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평의 언어 - 《런던 리뷰 오브 북스》 편집장 메리케이 윌머스의 읽고 쓰는 삶
메리케이 윌머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돌베개 / 2022년 6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5.21.
까칠읽기 8
《서평의 언어》
메리케이 윌머스
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6.30.
《서평의 언어》(메리케이 윌머스/송섬별 옮김, 돌베개, 2022)를 읽었다. “○○의 언어”는 무늬만 한글인 일본말씨이다. 우리는 니콘·캐논 같은 데에서 내놓는 찰칵이를 쓸 뿐, 우리 손으로 찰칵이를 내놓지는 못 하지만, “서평의 언어”라는 일본말이 아닌 “서평하는 말”이나 “책을 말하다”나 “책말”이나 “책을 읽는 말”이나 “책읽는 낱말”처럼 우리말을 쓸 수 있다. 애써 한글로 옮긴 글자락이되, 옮김말씨하고 일본말씨가 너무 춤춘다. 우리는 왜 우리말을 안 쓸까? 우리는 왜 우리말씨를 안 살필까? 일본이 바다에 더럼물(오염수)을 버리는 바보짓이 얼마나 사나운 줄 안다면, 미처 가다듬지 못 한 글결로 꾸러미를 여밀 적에 ‘생각을 짓는 길’하고 동떨어진 줄 느낄 만하지 않은가. 요새 다들 이런 일본말씨에 옮김말씨를 쓴다고도 여기는데, 이런 마음이라면 일본이나 중국이나 우리나라가 바다에 더럼물을 함부로 버리는 짓도 매한가지이다.
22쪽에 나오는 “내가 화가 나면 아이는 식량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으며, 위기에 처한 아이는 화가 났다”를 돌아본다. 어떤 엄마아빠가 이런 말을 쓰겠는가? “내가 성을 내면 아이는 굶고, 굶는 아이도 성이 난다”처럼 우리말을 헤아릴 수 있기를 빌 뿐이다.
ㅅㄴㄹ
내가 화가 나면 아이는 식량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으며, 위기에 처한 아이는 화가 났다. (22쪽)
이 책에는 “손이 깨끗하지 않을 때는 절대로 책을 만지지 마시오”, “책을 절대 바닥에 떨어뜨리지 마시오” 같은, 독학자를 위한 ‘책 사용 시 주의 사항’이 실려 있다. (한때 책이라는 것이 이렇게 존중받았단 사실을 상기할 수 있다는 면에서 좋다) (60쪽)
칭찬은 서평가들에게 무엇보다 어려운 과업이다. (100쪽)
#HumanRelationsandOtherDifficulties #Essays #MaryKayWilmers
+
원하는 만큼 모임을 갖지 못하다가
→ 바라는 만큼 모임을 못 하다가
→ 뜻하는 만큼 모이지 못 하다가
7쪽
지금보다 더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 요새보다 더 고갱이를 차지하였다
→ 요즘보다 더 큰몫을 차지하였다
→ 오늘날보다 더 기둥이었다
→ 오늘보다 더 알짬이었다
8쪽
그는 글쓰기에 지난한 노력과 에너지를 쏟았으며
→ 그는 글쓰기에 고되게 힘을 쏟았으며
→ 그는 고단할 만큼 글을 썼으며
→ 그는 고되도록 글을 썼으며
9쪽
단순히 책 한 권을 요약했다기보다 세상 전체를 통찰하는 것이리라
→ 그저 책 하나를 간추렸다기보다 온누리를 아울렀다
→ 그냥 책 한 자락을 추렸다기보다 온넋을 헤아렸다
11쪽
대상에 양가적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증거가 없었더라면
→
13
출산이란 이처럼 축하받고 싶은 소망이 상식을 압도해 버리는 함정으로 가득한 일이다
→
19
설상가상인 것은 좋은 어머니처럼 행동한다 해도 결코 충분치 않다는 점인데
→
20
발기부전에 대해 가진 공포에 그토록 공감했던 적이 없었다
→
21
내가 화가 나면 아이는 식량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으며, 위기에 처한 아이는 화가 났다
→ 내가 성을 내면 아이는 굶고, 굶는 아이도 성이 난다
→ 내가 이글거리면 아이는 쫄쫄 굶고, 아이도 이글거린다
→ 내가 짜증내면 아이는 굶어야 하고, 아이도 짜증난다
22쪽
여든넷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니
→ 여든넷에 떠났으니
→ 여든넷에 이 땅을 떠났으니
25쪽
과한 표현을 쓰면서도
→ 부풀리면서도
→ 추켜세우면서도
28
부고는 사람의 심장을 뛰게 하는 취미마저도 등한시해 온 듯한데, 이 또한 아비규환 때문일지 모르겠다
→
33
대체로 어떤 업이 가진 광휘를 한층 더 빛내주기 위해 쓰인다
→
38
배럿의 지휘 아래
→ 배럿이 이끌어
→ 배럿이 꾸려서
53
초판 복각본을 발행했다
→
59
사건은 특정 단어, 특히 도덕과 예의범절에 관한 단어의 의미가 세월이 흐르면서 꾸준한 사용을 통해 고착화된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
59
편찬자의 즐거움은 어디에나 묻어 있다
→ 엮은이는 어디서나 즐거웠다
→ 엮은 내내 즐거운 듯하다
67쪽
이런 의견들 가운데 딱히 시류에 맞는 것은 없었고
→
70
잠깐 부끄럽고 말 수준이 아니라 영원한 고갈을 불러일읔는 종류의 빈곤함을 지닌 졸작이다
→
86
위 인용문 속 괄호는
→ 이 글에서 묶음은
→ 여기에서 묶음칸은
90
혼란에 빠진 작가가 핍진성을 부정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
91
칭찬의 어휘는 한정되어 있기에 같은 표현이 주야장천 등장하지만
→
100
101
동료들이 큰 자각 없이 사용하는 클리셰를 피하고자 선택하는 표현들 역시 금세 또 하나의 클리셰가 된다
→
101
정부를 두는 것은 말을 소유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유한 이들은 할 수 있으나
→ 딴님을 두려면 말을 두듯, 돈있는 이는 할 수 있으나
→ 뒷님을 두자면 말을 두듯, 돈이 있으면 할 수 있으나
203
그들이 원하는 사회적 성공이라면 물론 오로지 돈으로만 거머쥘 수 있는 종류의 성공이고
→
209
명성은 순식간에 쏟아지듯 밀려왔다
→ 이름값은 확 생겼다
→ 이름은 갑자기 치솟았다
38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