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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만 까딱하면 ㅣ 책 먹는 고래 24
황미숙 지음, 김지영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8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5.10.
다듬읽기 213
《손가락만 까딱하면》
황미숙 글
김지영 그림
고래책빵
2021.8.25.
《손가락만 까딱하면》(황미숙, 고래책빵, 2021)은 부산 한켠에서 살아가며 만나고 부대낀 하루를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얼거리입니다. 복닥이거나 붐비더라도 마음을 기울이고 눈여겨볼 수 있다면 서로 아낄 수 있습니다. 한갓지거나 조용하더라도 마음을 안 기울이거나 안 쳐다본다면 서로 등을 돌립니다. 모든 곳에는 다 다르게 이야기가 흐르니, 이 다른 이야기를 알아보면서 품고 녹이면 될 테지요. 다만, 착해야 하거나 고와야 하는 틀을 따로 세우기보다는, 어른으로서 어른스러운 눈빛과 숨결이 무엇인지를 밝히면 됩니다. 큰고장 한복판이어도 해바람비가 드리우고 퍼질 적에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어요. 먼발치 숲이 아닌, 보금자리에서 돌아보면서 가꿀 수 있는 풀씨를 글자락에 담아낼 때라야 비로소 ‘어린글’이라고 느낍니다. 그리고 어린이 곁에서는 더 부드럽고 더 쉽게, 무엇보다도 우리말답게 글결을 가다듬기를 바라요.
ㅅㄴㄹ
산책하다가 종종 네 잎 클로버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해
→ 마실하다가 가끔 네잎토끼풀을 보며 기뻐해
→ 거닐다가 이따금 네잎토끼풀을 보며 기뻐
4쪽
산동네에 살아
→ 멧마을에 살아
→ 달마을에 살아
4쪽
산중턱을 가로지르는 산복도로 위에 터를 잡은 마을이야
→ 멧턱을 가로지르는 고갯마루에 터를 잡은 마을이야
4쪽
네 잎 클로버 하나 넣어서 답장할게
→ 네잎토끼풀 하나 넣어서 맞글할게
5쪽
거북이를 두고 온 것입니다
→ 거북이를 두고 왔습니다
10쪽
먼저 군부대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 먼저 싸움터를 떠납니다
11쪽
건빵 봉지 안에 무언가가 꼼지락거렸습니다
→ 마른빵 자루에서 무엇이 꼼지락거립니다
17쪽
저녁 준비를 했어요
→ 저녁을 차려요
20쪽
내년에도 나 데리고 올 거지?
→ 이듬해도 나 데리고 오지?
→ 다음해도 나 데려오지?
41쪽
지방종이에 불을 붙였어
→ 글종이에 불을 붙였어
→ 비나리글에 불을 붙였어
41쪽
미리 준비해 둔 재료를 꺼내 떡볶이를 뚝딱 만들었다
→ 미리 챙긴 꾸러미를 꺼내 떡볶이를 뚝딱 했다
→ 미리 챙긴 살림을 꺼내 떡볶이를 뚝딱 차렸다
49쪽
네∼ 별이 다섯 개입니다
→ 네! 별 다섯입니다
→ 네! 별이 다섯
→ 네! 다섯별
50쪽
같은 종이가 여기저기 붙어있는 걸 보며 웃었다
→ 같은 종이가 여기저기 붙어서 보며 웃었다
51쪽
이사하는 날은 기어이 오고야 말았지
→ 떠나는 날은 끝내 오고야 말았지
→ 가는 날은 마침내 오고야 말았지
60쪽
인사성이 밝구나
→ 몸새가 밝구나
→ 결이 밝구나
→ 절빛이 밝구나
62쪽
해가 저물어 골목이 어두워지자 내 마음도 어두워지는 것 같았어
→ 해가 저물어 골목이 어둡자 내 마음도 어두워
63쪽
골목 입구에 서 있는 가로등이 불을 밝혀도
→ 골목 어귀에 선 거리불이 밝아도
→ 골목 앞에 있는 길불빛이 밝아도
6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