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건사하는 손길로 (2023.6.16.)

― 인천 〈삼성서림〉



  글로 적어야 남는다고 여기지만, 글로 적었기에 남는다고는 느끼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새기지 않고서 글로만 옮길 적에는 허튼글이거든요. 마음으로 노래하는 말을 사근사근 펴고 나서야 비로소 글로 옮길 만하다고 여깁니다. 요즈음은 말로 나누기 앞서 글로 먼저 적기 일쑤요, 말은 없이 글만 넘치기도 합니다. 서로 만나서 마음을 나누는 말이 아니라,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서 “무늬만 말·마음·만남”인 듯 시늉하는 치레글이 쏟아집니다.


  사람살이에는 글이 굳이 있어야 하지 않습니다. 사람살이에는 마음이 있을 노릇입니다. 마음이 없이 짓는 밥에는 아무 맛이 없습니다. 마음이 없이 올리는 잿집에 아무 살림이 없습니다. 마음이 없이 척척 찍어대는 옷에는 아무 사랑이 없습니다. 마음이 없는 채 드날리거나 휘날리거나 퍼지는 글에는 아무 얘기가 없어요.


  인천 배다리책골목에 섭니다. 보름 만에 다시 찾아옵니다. 올여름은 시골빛을 누릴 틈이 없다시피 하지만, 숲빛이 사라진 고장에 숲말을 조곤조곤 남기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로 찾아갑니다. 시골도 큰고장도 모두 푸르기를 바라요.


  한창 더운 여름이라지만, 저는 여름으로 접어들면 으레 겨울을 떠올립니다. “곧 겨울이네” 하고 느껴요. 처음하고 끝을 느끼지 않아요. 모든 끝이란, 꽃을 피워서 씨앗을 남기는 때이지 싶습니다. 끝걸음으로 겨우내 포근히 쉬기에 새봄에 싱그러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하루를 첫발로 내딛고, 첫발을 거쳐 두발로 이으니 여름에 가을을 거쳐 새롭게 겨울입니다. 모든 나날은 즐겁습니다.


  글 한 줄 모르던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글에서 밥옷집이 나오지 않거든요. 책 한 자락 모르던 사람들은 힘들지 않았습니다. 곁에 아이하고 짝꿍이 있고, 둘레에 풀꽃나무가 있으니, 하루하루 싱그러이 맞이하면서 노래했습니다. ‘입말’이 아닌 ‘그냥 말’을 펴던 옛사람은 모든 말이 가락이요 노래요 이야기였어요.


  마음을 건사하기에 말이 태어났습니다. 마음을 손길로 옮기며 살림이 깨어났습니다.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틔웠습니다. 마음으로 생각을 열면서 삶을 짓는 매무새를 북돋았습니다.


  줄거리만 앞세우는 글이나 책은 따분합니다. 나무도 풀도 줄거리(줄기)만 올려서는 메마르거든요. 가지가 뻗고 잎이 돋을 노릇이고, 꽃이 피고서 진 뒤에 씨앗을 맺을 일이며, 겨우내 가랑잎을 떨구어 앙상하게 쉬기에 새로 일어섭니다.


  서로 사랑으로 마주하는 아름누리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사랑받은 일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손길이 바로 사랑받는 마음인걸요.


ㅅㄴㄹ


《사회학적 상상력》(C.라이트 밀즈/강희경·이해찬 옮김, 홍성사, 1978.3.10.)

《한살림 1》(김민기 엮음, 한살림, 1990.4.5.)

《プラト-ン全集 卷三》(プラト-ン/木村鷹太郞 옮김, 富山房, 1903.10.1.첫/1924.8.15.고침7벌)

明治 36.10.1.첫

大正 13.8.15.訂正7벌

《휴머니즘, 그 理論과 歷史》(안병욱, 민중서관, 1969.5.1.첫/1974.6.10.5벌)

《중고생을 위한 신학강의 1》(이현주, 다산글방, 1991.8.20.첫/1991.10.20.2벌)

- 쪽글

《나의 어머니 나의 교회여》(이현주, 종로서적, 1984.12.10.첫/1986.2.20.2벌)

《불을 지르러 온 불, 성구단상과 기도》(이현주, 전망사, 1983.3.20.)

《說敎學》(곽안련, 대한기독교서회, 1925.10.30.첫/1962.6.30.5벌)

《基督敎聖賢傳》(강흥수, 형설문화사, 1939.10.10.첫/1954.2.10.재판)

《어머니는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다》(데즈카 오사무/정윤이 옮김, 누림, 1999.2.5.)

《歷史와 민중》(이이화, 어문각, 1984.6.10.)

《자동차 구조 교본》(대한교통안전연구회 엮음, 크라운출판사, ?/1984.4.5.3벌)

- 독창적 내용 무단 표절 엄금. 파본 및 낙장본은 교환해 드립니다

《科學史》(A.Rupert Hall·Marie Boas Hall/이익춘 옮김, 인하대학교출판부, 1982.11.20.)

《社會構成體移行論序說》(최현 엮음, 사계절, 1984.1.30.)

- 대학교 앞 복사집 판

《世界詩人選 12 徐廷柱詩選》(서정주 글·고은 엮음, 민음사, 1974.10.15.첫/1976.7.10.3벌)

《새마을 총서 : 생활과학》(과학기술처 엮음, 한국과학기술진행재단·마을문고본부, 1981.6.15.)

- 이 총서는 정부 보조로 제작하여 전국 마을문고에 무상 기증하고 있는 비매품(非賣品)입니다.

- 마을문고 회원이 희망할 때는 본회 자금으로 제작한 재판본을 반포실비(권당 300원, 우송료 포함)만으로 배본하고 있읍니다.

《새 포켓판 자기계발 시리이즈 3 체크리스트》(편집부, 한국공업표준협회, 1982.8.10.)

《새 포켓판 자기계발 시리이즈 20 1분간 스피이치》(편집부, 한국공업표준협회, 1983.7.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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