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3.8.
《월간 토마토 200》
이용원 엮음, 월간토마토, 2024.3.
가벼이 여는 해날이다. 봄꽃이 피고 봄새가 노래하는 하루이다. 어떤 소리와 바람을 맞이하고 싶은 나날인지 돌아본다. 마음을 가락하고 소리에 얹어서 들려주기에 말이다. 마음을 담지 않을 적에는 외딴소리에 잔소리에 시끌소리로 기운다.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여기면서 부릉부릉 쇳덩이에 몸을 싣느라, 오히려 더 오래도록 부릉부릉 쇳덩이에 스스로 갇히면서 둘레를 잊고 등돌리지 싶다. 쉰 해쯤 살아오는 동안 여태껏 따로 ‘여행’을 안 다녔다. 책숲마실을 다니기는 해도 ‘여행’이 아니라, 이웃을 만나는 마실이었다. 사람들 스스로 새나 꽃을 찾아서 멀리 쇳덩이를 이끌고서 부릉부릉 달린다면, 이 나라는 자꾸자꾸 망가진다. 보금자리랑 마을에서 늘 새랑 꽃을 마주하고 나무를 돌볼 때라야 모두 살아난다. 《월간 토마토 200》을 손에 쥔다. 〈바이센테니얼 맨〉이라는 보임꽃이 2000년에 나온 적 있는데, ‘두온해(200년)’는 매우 뜻깊다. 사람으로서 철드는 나이는 ‘두온(200)’이지 싶다. 두온을 바라보고 천천히 느긋이 걸을 적에 사람으로서 사랑을 찾으면서 철이 드는 어진 사람으로 일어선다고 본다. 별바라기 밤을 맞이한다. 나는 우리 집 마당에서 별을 본다. ‘천문대’ 아닌 마당에서 별을 볼 때라야 삶이 아름답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